[OSEN=김나연 기자] 아름다운 남자의 파괴력은 어디까지일까. 스크린에서 여성의 아름다움이 무기가 되는 ‘팜프파탈’ 소재는 익숙히 다뤄져 왔지만 반대로 남성의 아름다움을 소재로 한 영화는 드물었던 것이 사실. 이를 뒤집은 ‘벨아미’는 한 ‘남자’를 둘러싼 세 여인의 치명적 도발을 다루며 아름다운 남자가 가진 파괴력을 본격적으로 그려내 주목받고 있다.
‘벨아미’는 권력의 실세라 불리는 19세기 파리 상류층 귀부인들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옴므파탈 조르주의 이야기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월드스타로 떠오른 로버트 패틴슨이 자신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줄 수 있는 여자라면 누구든지 유혹하는 조르주로 분했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이뤄나가는 그의 야욕을 뇌쇄적인 눈빛과 섬세한 몸짓으로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가난한 군인 출신인 조르주는 우연히 상류층 사회에 발을 들이게 되며 숨겨져 있던 신분상승에의 욕망을 드러낸다. 매력적인 외모와 우아함을 타고난 남자 조르주가 자신이 가진 마력을 깨닫고 ‘옴므파탈’ 캐릭터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쾌감은 ‘벨아미’의 강점. 극 후반부 음모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전개는 조르주를 광인으로까지 변모시킨다.
‘벨아미’는 당시 파리의 은밀했던 사교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더욱 자극적이다. 신분상승을 위해 세 여자를 유혹하는 조르주와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남편에게서 온갖 비밀 정보를 빼내는 비르지니(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와 조르주의 정부가 되길 거부했지만 끝내 그의 치명적 매력에 빠져들어 그의 욕망에 날개를 달아주게 되는 파리 사교계의 꽃 마들렌(우마 서먼)은 당시의 타락한 파리 사교계와 언론계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파격적인 러브신까지 더해졌다. 욕망의 끝에 선 한 남자와 세 여자의 빠져들수록 위험한 관계를 아슬아슬하게 묘사한 베드신은 자극적이면서도 우아하게 담겼다. 서로의 몸을 탐하는 조르주와 세 여인의 과감한 노출 연기는 1890년대 격동의 프랑스를 살아가는 이들의 솔직한 욕망과 사랑을 대변한다.
한편 ‘벨아미’는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이 낳은 걸작이라고 평가 받는 ‘목걸이’, ‘여자의 일생’ 등의 저자 기 드 모파상의 동명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오는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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