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의 김지연이 여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고 시상식에 오르려던 순간, 주최 측은 김지연의 국적을 '한국 인민 공화국(People's Republic of Korea)'이라고 소개했다.
지구 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이 나라의 이름은 대한민국의 영어명칭 Republic of Korea에다가, 북한의 영어명칭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에서 people을 갖다가 붙여 쓰면서 생겼다.
이날 실수는 그나마 김지연의 국적을 '북한'으로 소개하지 않았으니 봐줄 만했다. '다행히' 애국가와 함께 올라간 국기도 태극기였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글래스고에서 열린 북한과 콜롬비아의 여자 축구 예선 경기에선 북한 선수들을 소개하는 전광판에 인공기 대신 태극기가 표시됐다. 흥분한 북한 선수단은 주최 측에 강하게 항의했고 경기가 한 시간가량이나 중단되는 소동을 빚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스위스와의 조별 예선에 앞서 경기가 열린 코벤트리 스타디움 근처에 설치된 안내판에서 북한(Korea DPR)으로 소개됐다.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주최 측은 사과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한다.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한국과 북한을 구분 못할리도 없다. 그럼에도 늘 이런 실수가 반복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영국 가디언지의 칼럼니스트 사이먼 로저스는 지난달 26일 한국과 북한의 예를 들어 국가의 명칭과 국기(國旗), 국가(國歌) 등을 짝을 지을 때 생기는 실수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한 마디로 각 국가의 명칭이 여러 종류이기 때문이다. 이런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적인 표준명칭과 국가코드가 있지만, 막상 이 표준 명칭이나 코드조차도 여러 개인 나라가 많다.
한국을 예로 들면,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공식 명칭은 Republic of Korea, 국가코드는 KOR이다. 그러나 국제 올림픽위원회(IOC)가 한국을 부르는 표준 명칭은 Korea, 국가코드는 KR이다. 가디언지는 South Korea라고 부르지만, 각 나라나 언론마다 한국을 부르는 표준 명칭은 또 각각 다르다.
북한은 ISO 표준 명칭이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국가코드 PRK, IOC가 부르는 표준 명칭은 DPR Korea, 국가코드는 KP이며, 가디언은 North Korea로 부른다. 영국의 표준 명칭도 United Kingdom(IOS), Great Britain(IOC), UK(가디언)으로 각각 다르다.
이렇게 표준 명칭이 여러 개인 나라가 20곳이 넘는다. 수많은 나라를 부르는 명칭의 종류가 많다 보니, 잘 아는 나라라 해도 일하는 사람들이 수시로 착각할 가능성이 늘 생긴다.
입력 2012.08.02. 15:52업데이트 2012.08.0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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