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국내에서 개봉 4일만에 240만 관객을 돌파하며 파죽지세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평단-관객의 반응 역시 대부분 긍정적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영화 개봉 전부터 가장 관심사가 된 부분은 과연 이번 시리즈가 전편 '다크나이트'를 뛰어넘을 수 있냐는 것. 대부분 이번 편의 악당 베인인 존재감은 있지만 조커의 여운을 넘어서지는 못한다는 평이다.

사실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를 전설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에 故히스 레저가 단단한 한 몫을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배트맨의 속과 겉을 끝없이 흔들어놓으며 혼돈을 상징했던 조커는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사이에서 이 시리즈를 명작의 반열에 올려놨다.

정의를 위해 자신을 온전히 희생하는 사람이 배트맨이라면, 정작 이번 시리즈를 위해 열연을 바치고 홀연히 세상을 떠난 히스 레저는 놀란표 '배트맨'의 진정한 수호자라고도 할 수 있다.

조커가 본능적인 무정부주의적 악당이고 베인(톰 하디)이 계획적이고 치밀한 테러리스트 용병이라고 비교되기도 하나, 자기가 죽일 목표들의 치밀한 뒷조사는 물론 좀 더 두뇌싸움이 활발했던 편은 오히려 조커 쪽이다. '파괴자' 베인의 필살기는 온 몸으로 적을 상대하는 싸움의 기술이다.

관객들은 "아쉬운 점은 조커의 부재", "베인은 조커보다는 못하지만..", "영화가 볼 수록 조커가 그립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故 히스 레저를 추억하고 있다.

이처럼 아쉬운 점으로 악당이 조커를 넘지 못한다는 점과 IMAX 화질을 온전히 감상하지 못하는 것이 꼽히고 있다면, 영화는 트릴로지(3부작)의 완결편으로는 심오할 만큼이나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특히 '다크나이트'의 명성에 묻히는 감이 있었던 '배트맨 비긴즈'와 보다 연장선상에 있는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그렇기에 완벽한 트릴로지의 완성판이라는 평이다. 3시간이란 시간이 버거울 정도로 장대한 이야기에서 자기 역할들에 충실한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방향성도 제시되는 가운데, 브루스 웨인의 또 다른 자아 배트맨이 완성되는 과정이 관조적이면서도 냉정하게 그려진다. 팀 버튼이 초대했던 배트맨의 세계는 놀란으로 재창조됐고, 그렇기에 그 안에서 단단한 3부작을 만든 조커와 베인이라는 악당의 단순 비교는 그 자체가 의미없다고 말하는 관객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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