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는 최신호에서 옛날 스타일의 4번 아이언 사진에 '시효 만료(EXPIRED)'란 붉은 낙인을 찍었다.
이미 2~3년 전부터 적지 않은 PGA투어 프로들까지 다루기 까다로운 롱아이언 대신 쉽게 공을 띄울 수 있도록 설계된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옮겨가는 추세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짐작하기 쉽지만 그게 아니다. 최신 공법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롱아이언들이 등장해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특히 세트로 아이언을 구입하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3·4·5번 아이언을 아깝게 생각하는 주말 골퍼라면 솔깃해지는 이야기다.
'롱아이언의 부활'을 이끄는 대표적인 기술은 내부 구조를 드라이버나 우드처럼 만드는 것이다. 아이언 클럽 헤드를 속이 비어 있는 중공(中空)구조로 설계해 클럽 페이스는 얇게 만들어 반발력을 높이고 무게 중심은 아랫부분으로 끌어내려 공이 쉽게 뜰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신기술이 적용된 아이언으로 미국 시장에서 아이언 점유율 1위를 달리는 골프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의 션 툴런 부사장은 "우드 개발자들이 로켓볼즈 아이언 페이스 제작에 참여했다"며 "롱아이언 샷도 드라이버 샷처럼 공이 쉽게 뜨고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연구한 결과"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클럽의 장점을 대부분 흡수한 이 신(新) 롱아이언이 하이브리드와 뚜렷하게 다른 점은 헤드 모양이 여전히 아이언 형태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적정한 헤드 스피드를 지닌 골퍼가 쳤을 경우 정확성과 거리의 일관성이 더 뛰어나다는 테스트 결과가 나와 있다.
테일러메이드의 로켓볼즈 아이언은 3·4·5번 롱아이언에 이 같은 구조를 적용하고 있다. 나머지 클럽도 아이언 번호별로 클럽 두께와 디자인을 달리하고 있다. 이 제품을 카밀로 비예가스, 제이슨 고어, 로코 미디에이트 등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프로선수들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투어 프로들도 까다롭고 예민한 클럽보다는 실수했을 때 관용성이 좋은 쪽으로 가는 추세다. 최경주는 핑에서 초ㆍ중급자용으로 설계한 아이언 모델을 사용하면서 "공이 잘 떠서 좋다"고 만족해한다. 이 잡지는 테일러메이드와 함께 롱아이언 부활을 이끄는 클럽들로 클럽 헤드 뒷부분을 파내는 언더컷 기술로 아이언 기술 진보를 주도했던 캘러웨이와 나이키의 롱아이언을 대표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잡지는 아무리 쉽게 칠 수 있는 롱아이언이 나오더라도 헤드 스피드가 충분히 나오지 않는 골퍼에게는 여전히 하이브리드 클럽이 매력적인 대안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롱아이언 못지않게 드라이버의 변신도 올해 두드러진다. 골퍼의 스윙 및 구질에 맞춰 직접 스펙을 조절하는 드라이버와 페어웨이 우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클럽 페이스를 닫거나 열어서 드로나 페이드 구질을 칠 수 있도록 했던 것에서 이제는 페이스와 로프트 각도는 물론이고 무게 중심까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테일러메이드의 R11S 드라이버는 좌우 120야드 폭에서 조절이 가능하고, 조절 가능한 구질이 80가지나 된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