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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미츠
브레이턴 해리스 지음|김홍래 옮김|플래닛미디어|257쪽|2만5000원

1945년 9월 2일, 미주리호 선상에서 열린 일본의 항복 문서 조인식. 맥아더가 책상에 앉아 서류에 서명한 후 미국을 대표해 한 명이 더 서명했다. 체스터 W. 니미츠(1885~1966) 제독이었다. 이날 조인식 장면은 '소리 없는 영웅'으로 유명한 니미츠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다. 미국 해군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에 그 이름이 붙은 니미츠는 일본의 진주만 기습 이후 태평양함대 사령관에 임명돼 태평양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그렇지만 언제나 공(功)은 양보하고 뒷줄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다했기에 일반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예비역 해군 대령인 저자는 니미츠의 생애를 꼼꼼히 보여준다.

전투에서는 적과 싸우지만, 전공(戰功)을 두고는 아군과 다투는 게 전쟁의 현실. 태평양전쟁 당시 니미츠가 상대했던 동료는 고집불통으로 유명한 맥아더뿐 아니라 이오지마 전투의 영웅이자 '울부짖는 미치광이'란 별명의 홀랜드 스미스, '황소'라는 별명의 윌리엄 핼시 등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 모두를 조율하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장군들의 장군'. 1943년 일본군 야마모토 제독의 이동 경로를 먼저 포착한 것도 니미츠였다. 니미츠는 야마모토의 이동 경로가 부하인 핼시 장군의 작전 관할 구역임을 알고, 요격할 권한을 핼시에게 넘겨준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승인하에 이뤄진 작전 결과 야마모토는 사망했다. 그러나 1964년 맥아더는 회고록에서 야마모토 요격을 모두 자기 공으로 돌렸다. 그럼에도 니미츠는 한 친구가 맥아더 인물평을 해보라 하자 딱 한마디 했다. "그는 기억력이 아주 좋네." 절대 동료에게 부정적인 평을 하는 법이 없었던 것이 니미츠였다.

저자는 서문에서 50년 전 니미츠와 몇 차례 점심을 함께했다며 이렇게 묘사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가 한 말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당시 나는 그에게 '내'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새카만 부하의 말도 끊지 않고 경청하는 것, 그것이 태평양전쟁을 승리로 이끈 니미츠의 리더십이다. 니미츠가 평생 좌우명으로 삼은 것은 친할아버지가 해준 말이었다. "최선을 다하고 걱정 따위는 하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