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도사라인에 걸쳐있던 그들은 지금 어떻게 변했을까.
역대 최소경기 300만 관중을 돌파한 6일, 프로야구는 전체 일정의 35.7%인 190경기를 소화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최하위 한화도 희망이 있다. 중상위권의 혼전 덕분에 최하위 한화와 4위권의 승차는 6경기다. 이럴 때일수록 조바심 내지 말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는다면 6게임차를 극복하기엔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느리게 성장하는 생물체와 비슷하다. 일주일간 뚫어져라 지켜봐도 큰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긴 호흡으로 끊어 보면 느린 성장 속에 때론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음을 알게 된다.
▶4월22일 현재 멘도사라인의 그들
멘도사라인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가운데 전체 타격 순위 최하위권에 있는 선수들을 뜻한다. 굳이 2할1푼~2할2푼대라고 못박을 필요는 없다. 대개는 멘도사라인이 그쯤에서 형성된다는 얘기일 뿐이다. 아무리 못 치는 타자도 기회만 계속 얻으면 2할1푼~2할2푼은 친다는 의미다. 현실에선 1할대일 수도 있다. 결국 멘도사라인에 두해 연속으로 머문 타자는 세번째 시즌에는 대개 기회를 잃고 만다.
지난 4월22일 현재 멘도사라인에 있던 타자들을 살펴본 적이 있다. 전체 45경기를 소화했으니, 프로야구 일정의 10%도 채우지 못했던 시기다. 그때 롯데 황재균이 타율 1할9푼이었다. KIA 신종길이 8푼3리, 넥센 박병호가 1할7푼1리, 삼성 배영섭이 1할7푼8리, 같은 팀 최형우도 1할7푼8리였다.
한화 최진행은 8푼8리, 넥센 오재일과 SK 박정권은 딱 2할이었다. 주전라인업으로 뛰는 선수들이 이같은 성적에 그치고 있었으니, 비록 시즌 초반이긴 해도 의외였다. 역으로 말하면, 이들 가운데 누가 빨리 멘도사 라인에서 벗어나 본래의 기량을 찾느냐에 따라 팀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었던 것이다.
▶박병호, 5월 MVP까지 거머쥔 거포 본능
사실 4월22일이면 확실한 시즌 초반이었다. 타석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1할대 타자도 비교적 빨리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박병호가 놀라운 성적 상승곡선을 그렸다.
4월22일 현재 박병호는 타율이 1할7푼1리에 그치고 있었지만, 대신 타점 공동5위(9타점)에 올라있었다. 이런 케이스는 극과극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꾸준히 타점을 쌓으면서 성장하거나, 아니면 낮은 타율과 함께 타점도 줄어들면서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좋은 케이스가 됐다. 박병호는 6일 현재 타율을 2할8푼1리까지 끌어올렸고 12홈런(공동 3위), 45타점(1위)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기록중이다. 연일 좋은 타구를 하늘로 펑펑 쏘아올렸다. 5월 한달간 타율 3할1푼3리, 7홈런과 28타점을 기록했다. 월간 타점 1위, 월간 홈런 공동 2위의 성적. 덕분에 KBO 공식 상인 '2012 프로야구 R&B(알앤비) 5월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병호의 대활약과 함께 넥센은 한때 8연승을 내달리며 단독 1위까지 치고 올라가기도 했다.
타율 면에서 가장 큰폭의 변화를 보인 선수는 최진행이다. 4월22일 현재 8푼8리에 머물고 있던 최진행은 6일 현재 3할5리까지 타율이 치솟은 상태다. 최근에는 3경기 연속 3점홈런을 터뜨렸다. 김태균 홀로 스토리를 끌고왔던 한화 타선은 이제 버디무비로 바뀐 양상이다.
▶멘도사라인서 사라지다
멘도사라인서 탈출하는 방법은 두가지다. 부지런히 타율을 끌어올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하나는 지지부진한 수치를 이어가다 출전 기회가 줄어들면서 규정타석에 미달되는 상황에 놓이면 역시 타율 순위에서 이름이 지워진다.
신종길이 아쉬운 케이스다. 개막 이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지만 4월22일 현재 타율 8푼3리에서 1할3푼7리까지 소폭 상승에 그친 뒤 규정타석에서 사라졌다. 물론 현재 1군에 없다. 오재일도 타율 2할 안팎에서 계속 머물다 2군으로 내려갔다. 규정타석 미달 상태다.
박정권도 타율이 2할에서 1할9푼2리로 전혀 나아지지 않은 케이스다. 한차례 2군행을 겪었지만, 최근 몇년에 걸쳐 검증을 마친 타자이기 때문에 계속 기회를 얻고 있다. 역시 규정타석 미달 상황이다.
배영섭은 타율이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규정타석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팀 최형우는 한차례 2군에 다녀온 뒤 최근 시즌 첫 홈런을 기록했다. 타율은 1할7푼8리에서 2할4푼으로 다소 좋아졌지만 지난해 홈런왕의 위용을 감안하면 아직은 민망한 성적이다.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SK는 박정권이 이처럼 부진한데도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타선의 촉매 역할을 했던 배영섭과 홈런왕 최형우가 부진한데도 끈끈하게 버틴 뒤 5할 승률을 회복했다. 이들의 컨디션이 좋아질 경우 팀에 큰 동력이 될 것이다. 이밖에 황재균은 타율을 많이 끌어올렸다. 1할9푼에서 2할8푼3리가 됐다.
지난해 경우 한화 이대수가 초반에 멘도사라인에 머물렀지만, 시즌 종료 시점에 타율 3할1리, 8홈런, 50타점, 8도루를 기록했고 생애 첫 유격수 골든글러브도 따낸 바 있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4월22일 현재 멘도사라인 그리고 6월6일 현재 성적
▶롯데 황재균 타율 1할9푼 → 2할8푼3리 3홈런 19타점(규정타석 유지)
▶KIA 신종길 타율 8푼3리 → 1할3푼7리 1홈런 1타점(2군행·규정타석 미달)
▶넥센 박병호 타율 1할7푼1리 → 2할8푼1리 12홈런 45타점(규정타석 유지·홈런 공동3위·타점 1위·출루율 5위·장타율 3위)
▶삼성 배영섭 타율 1할7푼8리 → 2할 0홈런 10타점(규정타석 유지)
▶삼성 최형우 타율 1할7푼8리 → 2할4푼 1홈런 19타점(규정타석 유지·한차례 2군행 뒤 시즌 첫홈런 기록)
▶한화 최진행 타율 8푼8리 → 3할5리 7홈런 26타점(규정타석 유지·타율 가장 큰폭 상승)
▶넥센 오재일 타율 2할 → 1할9푼6리 3홈런 16타점(2군행·규정타석 미달)
▶SK 박정권 타율 2할 → 1할9푼2리 1홈런 12타점(규정타석 미달·한차례 2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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