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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비평집|문학과지성사|375쪽|1만5000원
(문화에 관심이 많아야 세련된 태도라고 생각하는) 당신이 묻는다. 우리나라는 언제 노벨문학상을 받겠습니까. 문학평론가 김주연 숙명여대 석좌교수가 돌려주고 싶었던 대답은 이렇다. "올해 어떤 시집/소설집을 읽으셨습니까."
문학은 다른 가시적 예술과 달리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반성의 예술이다.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이 외면한다. 대학교수, 법조인, 의사 등 이른바 지식인마저 "책은 읽는데 문학은 읽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선언하는 나라. 1966년부터 문학비평을 시작한 이 원로 비평가는 "이런 박토(薄土)에서 노벨상 수상 작가가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심리는 무엇인가"라고 되묻는다.
서울에는 스웨덴 콜롬비아 체코 멕시코 등 주한 외국대사들로 구성된 서울 문학회라는 모임이 있다. 한국문학을 읽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한국 작가를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이 모임에 참석한 김 교수가 대사에게 물었다. "문학에 너무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건 아닌가? 경제 문제도 시급할 텐데." 답은 이랬다. "이게 경제다."
한국문학번역원장 임기를 마친 김 교수가 7년 만에 낸 비평집. 이청준부터 김숨까지, 윤동주에서 김기택까지 개별 소설가와 시인을 다룬 1,2부와 한국문학에 대한 논평을 담은 3부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