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맛있는공부 지면을 통해 처음으로 인사 드리는 송미리입니다. 여러분께 제 공부법을 알려드리게 돼 감개무량합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공부만 4년을 계속해 그런지 여전히 대학 공부보다 수능 공부가 익숙하게 느껴지네요. 오늘은 제가 고교 시절 공부하며 느낀 취약점과 해결책을 위주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외국어영역, '4등급→1등급' 점프 비결
고교 시절 내내 전 영어 공부에 대한 걱정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4등급에서 시작해 4등급으로 끝난 1학년 때도, 3등급으로 마무리한 3학년 9월 모의고사 때도 그랬습니다. 고민 끝에 제가 영어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목표로 한 대학에 가기 위해 발견한 방법은 '수능 특화 전략'이었습니다.
일단 '유형별 접근'에 신경을 썼습니다. 수능 문제는 유형별로 공략법이 달라지거든요. 배점(3점)이 높은 빈칸 추론형 문제는 한 문장 한 문장 최대한 이해해가며 읽어야 하고, 주제·감정 추론형 문제는 제시문의 처음과 끝 부분을 중점적으로 읽어야 하죠. 그런가 하면 전체 맥락 이해가 비교적 덜 중요한 일치·불일치 여부 판별형 문제는 한 문장씩 끊어 듣기 부분과 함께 풀이 요령을 익히는 게 좋습니다.
제 경우, 가장 취약했던 과목이 외국어영역이었기 때문에 평소 공부 분량의 약 절반을 영어 공부에 할애했습니다. 고 3 땐 하루 세 시간(모의고사 성적이 잘 안 나왔을 땐 하루 네 시간)씩, 재수 할 땐 하루 다섯 시간씩 투자했죠. 문제 수로 따지면 고교생 땐 30문제 전후, 재수생 땐 50문제 전후쯤 됐습니다. 물론 주어진 시간 내내 문제만 푼 건 아닙니다. 문제 풀고 채점하는 데 한 시간쯤 썼고, 그 이후엔 문제 속 제시문을 꼼꼼히 읽어보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틀린 문제 속 제시문은 물론, 맞힌 문제 속 제시문까지도요. 영어는 수학과 달라서 특별히 부족한 부분을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과목입니다. 하지만 문제별 제시문을 하나씩 읽어나가다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레 부족했던 부분이 메워져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제 최종 외국어영역 등급은 1등급이었습니다. 혹자는 "재수 시절까지 포함해 4년씩이나 공부했으니까 1등급 받은 것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외국어영역에서 1등급을 '안정적'으로 받기 시작한 건 고 3 수능 때부터였습니다. 재수를 결심한 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을 보내다 이듬해 3월 치른 모의고사 때도 1등급을 받았으니 그저 운이 좋아서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외국어영역 등급 올리려면 무조건 재수해야 하나?' 같은 걱정은 하지 마시고 수능 전에도 얼마든지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공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탐 요약노트, '손'으로 쓰기 싫다면…
전 개인적으로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요약노트 작성 역시 필요성과는 관계없이 매우 싫어했죠. 글씨 쓰는 속도가 느린 데다 악필이어서 내용을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하려면 시간이 여간 드는 게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요약노트 만드는 일은 제게 고역이었습니다. 주변에선 자꾸 요약노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여러모로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저 역시 요약노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방식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요약노트는 '공부는 해야 하는데 초조해 책이 손에 안 잡히는' 수능 전일이나 당일에 정말 유용합니다. 손때 묻은 노트가 마음을 편하게 해줄 뿐 아니라 요약 내용을 기록한 책인 만큼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죠. 여기에 접착식 메모지 등을 활용, 평소 잘 잊어버리는 부분이나 추가로 알게 된 부분을 덧붙여 놓으면 더욱 도움이 됩니다.
다만 요약노트를 반드시 '손'으로 써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수능을 치르던 당시엔 사회탐구영역 시험을 치르기 위해 4개 과목을 공부해야 했습니다. 그 중 순수하게 손으로 정리한 과목은 하나뿐이었고 두 과목은 시중에 나와 있는 문제집 요약 부분을 복사해서 사용했습니다. 나머지 한 과목은 일부만 손으로 정리한 후, 나머지 단원은 역시 문제집 요약분을 복사하는 방식으로 활용했습니다. 저처럼 손으로 요약노트를 만드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시는 분이라면 이미 요약된 텍스트를 찾아 거기에 필요한 내용을 덧붙여 가며 '나만의 요약노트'로 만들어가보시길 권합니다.
더 하고 싶은 얘기가 많지만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나만의 방법'을 찾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고 1·2 때 남이 좋다는 방법을 이리저리 따라 해보다가 3학년이 돼서야 제게 딱 맞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여러분도 다소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마지막 순간엔 꼭 여러분만의 방법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