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경주 미추왕릉지구에서 사람의 얼굴이 새겨진 유리구슬이 출토됐다. 영국 런던대학교의 고고학자 제임스 랭턴 박사는 지난 12년 동안 신라의 '인면(人面) 유리구슬'을 연구했다. 그는 이 작은 구슬에 새겨진 사람은 누구이며, 구슬은 어디에서 왔는지를 추적하기 위해 8개국을 탐사했다.
KBS 1TV '역사스페셜'은 5일 밤 10시 신년기획 2부작 '랭턴 박사의 역사추적' 제1부 '신라 인면유리구슬의 비밀'을 방송한다.
신라 지배층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에서 발견된 지름 1.8cm의 작은 유리구슬. 제작진은 국립경주박물관의 도움을 받아 특수촬영을 통해 구슬 안을 들여다봤다. 거기에는 미소를 머금은 이국적인 네 사람의 얼굴과 두 그루의 나무, 여섯 마리의 새가 새겨져 있었다.
랭턴 박사는 로마제국의 영토이자 유리의 본산지인 지중해 연안에서 추적을 시작한다. 이곳에서는 경주 대릉원 출토의 유리용기와 동일한 모양의 '로만 글라스'가 생산됐다. '대롱불기법'으로 만들어진 로만글라스는 지중해 바닷길과 북방 초원을 넘어 신라로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표현양식과 제작기법을 분석한 결과 인면유리구슬은 로마에서 만들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다시 이스라엘에서 인도·미국 등으로 탐사를 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 샌디에이고의 한 박물관에서 신라의 유리구슬과 똑같은 인면유리구슬을 찾는다. '자바 티무르'라는 이 구슬의 원산지는 바로 인도네시아의 자바섬. 그렇다면 신라의 유리구슬 역시 이곳에서 건너온 것일까? 제작진은 사실 확인을 위해 랭턴박사와 함께 인도네시아 자바섬으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