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2011년 가요계 역시 아이돌 가수들의 음반과 음원이 가장 큰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국내 대중음악계를 주도했다. 특히, 아시아를 넘어 유럽미국중남미까지 활동 무대를 넓히며 “K-POP”의 존재를 전세계 음악 팬들에게 각인시키는데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가요시장이 지나칠 정도로 ‘아이돌 음악’ 위주로 획일화 되어가자 ‘듣는 음악’’옛 노래’에 대한 관심이 반대 급부로 늘어 났는데, 특히, TV 예능 및 경합(오디션) 프로그램의 주요 컨텐츠로 60~90년대 가요 명곡들이 사용되고 기성 가수는 물론 아마추어들에 의해 그 곡들이 재해석되면서 40대 이상의 중년층이 CD와 MP3파일을 구매하는 기현상을 낳기도 했다. 철저히 대중적인 시각으로 ‘올 한해 인기를 얻은 아티스트와 노래(앨범) 및 주요 트렌드가 과연 무엇이었나?’를 알아보는 2011년 가요계 결산 시간을 마련했다.

- 2개 가요 시상식으로 살펴 본 2011년 가요계 지형

11월 하순에 거행되었던 “멜론 뮤직 어워드(Melon Music Awards-이하 MMA)”와 “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드(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MAMA)”는 2011년 가요계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시상 결과였다. 3개 부문의 대상이 각각 주어졌던 양대 시상식에서 YG엔터테인먼트의 2NE1은 MMA에서 “올해의 앨범”, MAMA에서 “올해의 노래”상을 수상하며 대상수상자만으로 다 관왕에 유일하게 올랐다. SM엔터테인먼트의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는 MAMA에서 “올해의 아티스트”와 “올해의 앨범”상 트로피를 받았는데, 주최 방송국과의 연초 극적인 화해를 통해 SM소속 가수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친 것이 원래 인기에 플러스 요인이 된 듯 하다. MMA에서는 비스트(“올해의 아티스트”수상)와 아이유(“올해의 노래”수상)가 각각 대상을 받으며 큐브엔터테인먼트와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약진을 확인하게 된다.

YG와 SM이 여전히 2011년에도 막강한 힘을 발휘한 가운데 3대 기획사로 불리는 JYP엔터테인먼트는 2PM미쓰에이(miss A)원더걸스가 음악 프로그램 1위 곡을 발표하며 히트 행진은 이어갔지만 미쓰에이 만이 MAMA에서 유일하게 수상하는 시상식 결과로 알 수 있듯이 작년과 비교해 보더라도 뜻밖의 부진한 결과를 얻었다. 큐브는 비스트가 톱 클래스 급으로 올라섰고 여성 솔로 지나와 허각에이핑크 등 신인 가수들의 급부상으로 3대 기획사를 위협하는 레이블로 성장 하고 있다. 아시아 음악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김현중과 씨엔블루, 중견 가수로 자리매김 중인 백지영과 리쌍의 수상 역시 눈에 띈다. 다만, 연초 가요계를 발칵 뒤집는 큰 홍역을 치른 후 극적인 컴백을 했던 카라(Kara)가 부문상 조차 수상하지 못한 일과 올해 최다 음원 판매량을 기록중인 ‘Roly Poly’의 주인공 티아라(T-ara)가 시상식 불참을 선언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 최상위

동방신기빅뱅2PM슈퍼주니어JYJ등 남성그룹과 2NE1카라브라운아이드걸스소녀시대원더걸스로 이어지는 걸 그룹들은 최상위권의 인기를 유지하며 2011년 모두 새로운 앨범과 노래로 서로 직간접적인 경쟁을 펼치며 건재함을 과시해 왔다. 워낙 위에 열거한 팀들의 인기 아성이 높기 때문에 이들만큼 성공을 거두는 것은 난공불락과 같았다. 올해 넘을 수 없는 장벽을 뛰어 넘어 최상위권의 스타가 된 가수가 바로 아이유와 비스트(Beast)다.

아이유는 솔로가수의 핸디캡을 극복 2010년 연말에 발표한 ‘좋은 날’로 기대 이상의 히트를 거둔 후 현재 ‘너랑 나’란 신곡으로 가요계를 점령하고 있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재능도 서서히 드러내면서 실력 있는 여성 뮤지션으로서의 성장이 기대된다. 비스트는 5월에 선보였던 정규 1집 “Fiction And Fact”의 성공 이후 1.5군을 뛰어 넘어 일류 남성 아이돌 그룹에 당당히 합류하게 되었다.

최상위는 아니지만 중상위권에서 상위권 그룹으로 업그레이드된 팀들도 있다. 우선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인피니트(Infinite)의 급부상이 주목할만하다. 남성 그룹간의 인기 편차가 훨씬 심한 편이어서 장벽을 허물기가 상당히 어려운 게 가요계 현실인데, 인피니트는 비록 연말 시상식에서 아직껏 수상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Paradise’란 곡으로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1위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하며 올해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남자 그룹이 되었다. 여성 그룹가운데에서는 앞부분에 언급했던 티아라와 MMA시상식 10대 가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에프엑스(f)시크릿(Secret)씨스타(Sistar)등 걸 그룹들의 활동이 인기로 이어졌던 한 해이기도 했다. 

- 2011년 가요계 군계일학의 신인 허각 -

연초 게재된 많은 가요계 기사를 살펴보니 남녀 아이돌 그룹들이 대거 등장할 것이며 그들이 큰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이란 예상들을 내놓았다. 100개가 넘는 팀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지만 ‘속 빈 강정’과 같은 결과를 낳았다. 물론 4사 음악 방송을 매주 출연하며 화제를 몰고 온 가수들도 있지만 그저 그때뿐 이었다. 순위 프로그램에 10위권에 발표곡을 올려놓기도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음반 및 음원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것 역시 어려운 과제였다. 기존가수의 벽과 각종 예능 및 경연 음원의 차트 장악 현상이 있었고 3대 메이저 기획사를 통해 데뷔한 가수가 없다는 것 역시 ‘신인가수 흉작’의 재앙으로 이어졌다.

아마 올해 정식으로 데뷔한 신인 가수 중 대중적 인기만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단연 톱은 바로 허각이다. 발표하는 곡마다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었고 특히 ‘Hello’로 “뮤직뱅크”1위 등극은 ‘케이블 출신 가수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2011년 가요계에 커다란 이정표를 남겼다. 상복이 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각종 시상식 트로피를 품에 안고 있는 허각. 발표하는 노래마다 여전히 큰 사랑을 받으며, 제한된 방송 출연 현실 속에서도 군계일학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그가 신인가수의 타이틀을 벗게 될 2012년 과연 정상급 아티스트로도 인정받게 될지 평단과 팬들의 관심은 당분간 계속 될 듯 하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