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하는 '코리안특급' 박찬호(38)의 성적을 놓고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극과극 예상을 내놓았다.
KBO는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박찬호 특별법'을 통과시키며 박찬호의 국내 복귀가 허용됐다. 아직 정식 계약을 하지 않았지만, 고향팀인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다. 당장 19일 한화와 첫 면담이 잡혀 있다.
박찬호의 한국행 소식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흥미로운 소식이었다. 박찬호는 지난 1994년 LA 다저스와 계약한 뒤 통산 17년 동안 476경기 124승98패 평균자책점 4.36 탈삼진 1715개. 통산 승수는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최다승이며 최다 투구이닝(1993이닝)도 박찬호의 몫이다. 그는 영광과 좌절, 환희와 역경이 어우러진 17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투수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그래서 미국인들도 박찬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OSEN은 14일 미국에 있는 3명의 메이저리그 관계자들과 통화를 했다. 이들에게 내년 시즌 박찬호의 보직과 성적에 대해 묻자 각기 다른 답변을 했다.
▲A구단 관계자, "선발투수로 12~15승 가능"
가장 먼저 연락을 한 구단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팀 관계자로 "박찬호가 고국인 한국에서 선수로서 마지막을 장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매우 흥미롭다."면서 "만약 건강한 몸 상태만 유지한다면 선발 투수로서 12승에서 15승까지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낙관했다.
그는 지난 4월 박찬호가 오릭스 버팔로스 유니폼을 입고 일본 무대 데뷔를 할 때 현장에서 지켜봤다. 그는 "당시 박찬호의 공은 좋았다. 그러나 부상 이후 기회가 없었다."라면서 "한화에서 류현진과 함께 원투펀치로 조합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라고 대답했다.
A구단 관계자는 류현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그는 류현진의 투구를 관찰하기 위해서 매년 한국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직접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했다.
▲B구단 관계자, "선발로 뛰겠지만 10승 어렵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B구단 관계자는 "박찬호가 이제는 나이를 많이 먹었다. 최근 몇 년 동안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했다. 올해 일본에서도 별다른 성적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있다"라면서 "조금은 냉정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엔 10승은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몇 승 정도를 예상한 걸까. 그는 "한국야구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박찬호가 과거 메이저리그에서처럼 93마일(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지 못한다."라면서 "조심스러운 부분이긴 하지만 5승 정도 가능할 것 같다."라고 혹평했다.
▲C구단 관계자, "선발 아닌 중간 또는 마무리"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관계자는 "박찬호는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 같다."라면서 "셋업맨 또는 마무리투수가 어울린다."라며 조금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박찬호는 올 시즌 일본에서 선발투수로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성적이 좋지 못했다. 부상도 겹쳤다. 지난해까지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구원투수였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구원투수가 더 나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찬호는 지난해 뉴욕 양키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중간 계투로 나서 평균 90마일(145km)에 가까운 패스트볼을 던졌다. 더 빠른 볼도 있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구속이 많이 떨어졌다. 물론 선발로 투구 수와 힘 조절을 한 것은 알지만 효과적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한화에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라는 마무리 투수가 있다고 말하자 그는 "그렇다면 선발로 전환할 수도 있겠지만 나라면 구원투수로 활용 가치가 더 높을 것 같다"며 끝까지 불펜을 고집했다.
위에서 3명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박찬호를 지켜본 이들의 예상이다. 중요한 것은 한대화 한화 감독의 마운드 운영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