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3일 오후 대전대에서 열린 '내 마음속의 사진' 강연에서 자신의 서강대 전자공학과 시절 사진을 대형 화면에 띄웠다. 박 전 대표가 "공대는 여학생이 적다 보니 자기가 굉장히 예쁘다는 행복한 착각을 한다고 한다. 저도 제가 아주 예뻐서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하자 대학생 200여명이 웃음을 터뜨리고 박수를 쳤다. 박 전 대표가 객석보다 낮은 무대에서 "국회의원과 '콧속의 털'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즉석 퀴즈를 내자 한 학생은 "밀어버려야 돼요"라고 했고 학생들과 박 전 대표가 동시에 폭소를 터뜨렸다. 박 전 대표는 "(공통점은) 신중하게 뽑아야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좋아하는 연예인을 묻는 질문에 "옛날에는 장동건씨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달인' 개그맨 김병만씨를 생각하면 흐뭇하다"고 했다. '대학 때 미팅을 해봤느냐'는 질문엔 "못해서 후회스럽다"고 했고, '그러면 사랑은 해봤느냐'는 질문엔 "그럼요. 사랑을 안 해봤다고 하면 그게 인간이겠습니까"라고 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한국의 모습에 대해선 "스케일이 큰 나라"라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1시간40분 동안 객석으로부터 즉석 질문을 받고 사회자와 일대일 대담을 하는 등의 자유로운 형식으로 대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박 전 대표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한남대에서 학생회장단과 별도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젊은 층의 한나라당 외면 현상에 대해 "그동안 부족한 게 많았기 때문에 벌 받은 것"이라며 "엄청나게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대학 등록금 인하 대책에 대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에서 등록금 (예산)으로 4000억원 정도를 증액했는데 이것도 많이 부족하다"며 "소득 7분위 이하 등록금을 22% 줄인다는 것도 학생에게 와 닿지 않는 얘기"라고 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학벌 위주의 채용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국가가 공인하는 업무능력 인증시험을 제안했다. 박 전 대표는 "실력이 있는데도 지방대를 나왔다고 해서 취직에 불이익을 받는다거나 배제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졸업시 국가가 공인하는 업무능력 인증시험을 치르도록 해 공공기관 채용에 이를 적용하자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또 "학자금을 대출받아도 (상환을 못해) 졸업하자마자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도 말이 안 되는 환경"이라며 "적어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학자금 대출은 물가를 빼면 거의 '제로(0)금리'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부 지역에 배달된 24일자 A5면 '대학에 간 박근혜 "한나라, 벌 받고 있어"' 기사에서 '한림대'는 '한남대'의 잘못이므로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