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이 중국의 국부인 쑨원의 부인 쑹칭린 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1958.12 상하이.

국가안전기획부 북한조사실 단장(2급)을 지낸 북한 전문가 송봉선 고려대 겸임교수가 최근 펴낸 저서 ‘중국을 통해 북한을 본다’를 통해 북한과 중국의 끈끈한 혈맹관계를 보여주는 희귀사진들을 대거 공개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중국 최고 지도자의 배우자들과 교분을 나누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들이다.

1958년 12월 상하이를 찾은 김일성이 중국의 국부 쑨원(孫文)의 부인 쑹칭링(宋慶齡) 부주석과 반갑게 악수하는 모습, 1979년 5월 함흥 흥남비료공장에 세워진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의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부인 덩잉차오(鄧潁超)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 부위원장과 김일성이 기념품을 주고받는 장면, 2006년 방중 당시 김정일이 중국 차세대 지도자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의 아내이자 국민 가수인 펑리위안(彭麗媛) 인민해방군 소장과 악수하는 모습이 사진들에 담겼다.

송 교수는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반세기에 걸쳐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물론 그들의 부인과도 친분을 쌓아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북·중 동맹이 튼튼하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좌)류샤오치 중국 국가주석을 접견하는 김일성, (우)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가 중공군 장교에게 꽃을 달아주고 있다

송 교수는 이밖에도 인민복만 입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이 양복 정장 차림으로 포즈를 취한 사진, 김정일의 친여동생 김경희가 유년시절 중공군 장교의 가슴에 꽃을 달아주는 사진, 1963년 9월 김일성이 평양을 방문한 류샤오치(劉少奇) 중국 국가주석과 맞담배를 피는 사진 등 희귀자료 여러 점을 공개했다.

송 교수는 “마오쩌둥(毛澤東)은 대(對)독일전에 참전했다 적에게 항복한 스탈린의 아들 얘기를 하며 6·25전쟁에서 전사한 장남 마오안잉(毛澤東)을 자랑스러워 했다”며 “마오쩌둥은 며느리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시신을 중국으로 송환해오는 것을 거부했을 정도로 북·중 관계를 중시했다”고 말했다.

물론 북·중 관계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1960년 마오쩌둥은 김일성이 문화혁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김일성을 수정주의자로 비판했고, 김일성은 주체노선을 표방하며 중국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특히 1992년에는 중국이 김일성 부자의 만류에도 한국과 수교를 단행해 양국 관계가 최악이 됐다.

송 교수는 “북한은 중국을 혈맹으로 생각하면서도 항상 경계하는 입장이 됐고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독자적 핵개발에 나섰다”며 “하지만 경제가 파탄에 빠진 뒤로는 생존을 위해 중국과의 우호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김정일 죽으면 중국이 북한 먹는다"
[포토] 《단독》중국 최고지도자 부인들과 김일성·정일 부자가 함께 한 모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