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군장대학 홈페이지 캡처화면.

"방학요? 우리는 고교 4년생입니다."

7일 오전 전북 군산의 군장대학. 이 대학 신재생에너지계열 1학년 4개 반 230명이 4개 강의실에서 문제집을 놓고 강의를 듣고 있다. '화학분석기능사' 자격시험에 대비한 수업이다. 1반의 국진수(20)씨는 "방학 때도 '담임 교수님'이 출석을 불러 지각도 못 한다"고 말했다.

김세영(30)씨는 "그래도 고교를 갓 졸업한 진수에겐 강의가 수월하다. 법대에서 고시 공부만 하다가 화학을 접하니 강의시간에 헤매기 일쑤"라고 했다.

군장대 신재생에너지계열엔 방학이 없다. 지난달 13일 기말고사를 마치고 이달 20일까지 강의가 이어진다. 학생들은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세 시간씩 보충수업을 듣는다. 점심 후 수준별로 나뉘어 자율학습을 한 뒤 오후 5시 하교한다.

이들의 '고교 4학년'은 입학과 함께 시작됐다. 1학기 내내 정규 강의를 듣고 보충수업·자율학습을 마친 뒤 밤 9시 하교했다. 담임 교수는 지각·조퇴까지 '생활기록부'에 기재했다.

일부 학생은 학원도 다녔다. 이제 학생들의 80%는 미·적분을 이해하고 원소주기율표도 외운다고 1반 담임 오태선 교수는 말했다.

이 계열 이상화 교수는 "화학공장 오퍼레이터가 현장을 장악, 가동 효율을 최적화하려면 이런 지식은 기본"이라고 했다. 그는 세계적 폴리실리콘 기업인 OCI㈜에서 연구소장을 지낸 뒤 석좌교수로 초빙됐고, 꼭 필요한 현장 이론과 지식을 교재로 집필 중이다.

군장대 신재생에너지계열은 OCI 군산공장에 '맞춤형 인력'을 공급하는 '협약 학과'로 올해 신설됐다. OCI는 2013년부터 군장대에서 매년 100명씩 채용키로 했다. 군장대는 OCI '현장 CEO'들을 교수로 선임, 전공이론·실무를 다지게 한 뒤 현장 실습도 보낸다.

군장대는 자동차기계계열 맞춤형 교육을 지난 1일 두산인프라코어와도 협약했다.

이승우 군장대 총장은 "등록금 반값이 논란이지만 학생에게 미래를 주는 게 대학의 존립 근거"라며 "2년제 대학의 유연성을 살려 언제든 취업과 맞추기 위해 교직원이 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