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작품은 현빈, 임수정 주연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감독 이윤기)를 포함한 16작품이다. 이 중 아시아 작품은 한국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와 이란의 명 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의 '나데르 앤 시민, 어 세퍼레이션'(Nader And Simin, A Separation) 등 두 편이다. 이란 작품과는 아시아 영화란 공통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는 구도다.
그런데 문제는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이 지난 2009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엘리에 관하여'로 감독상을 받은 세계적인 명 감독이란 점. 아무래도 인지도와 현지 언론의 관심도 측면에선 불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현빈에게 다행인 건 이란 여배우 레이라 하타미(Leila Hatami)가 주인공으로 여성들이 주요 배역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빅토리아 마호니 감독의 '옐링 투 더 스카이' 역시 조 크라비츠 등 여배우들이 주요 배역을 차지하고 있다.
독일의 인기 배우 오거스트 딜(August Diehl) 은 현빈에게 가장 위협적인 배우로 꼽을 수 있다. 경쟁 부문에 오른 독일 영화 '이프 낫 어스, 후?'의 주인공인 오거스트 딜은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솔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거친 녀석들' 등에 출연한 독일의 잘생긴 인기 배우다.
할리우드의 명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출연한 '마진 콜' 역시 남우주연상 수상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특히 사회, 정치적 색채가 강한 작품들을 선호해 온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선택을 고려하면 '마진 콜'에 대한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할리우드 톱스타란 타이틀이 베를린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한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게 그나마 현빈에겐 다행인 점이다.
게다가 현빈은 포럼 부문에서 '만추'가 공식 초청을 받았다. 두 작품을 들고 베를린을 찾은 것이라 현빈은 더욱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전망이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