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조선일보DB

우리 국민 4명 중 한 명꼴로 앞으로 국어에서 경어(敬語·높임말)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7월부터 한 달간 전국의 만 20세 이상 69세 이하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국어정책 입안 및 언어연구 활성화를 위한 ‘2010년 국민의 언어의식 조사’로, 지난 2005년 처음 실시된 이후 5년 만에 다시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경어는 상하관계를 강요하는 불평등 요소가 많아 점차 없어져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5%였다. 2005년 조사(11.4%)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한국은 동방예의지국이기 때문에 경어는 반드시 유지, 존속돼야 한다’는 답변은 2005년 87.5%에서 78.1%로 다소 낮아졌다. ‘경어로 상대방을 존경하는 느낌을 나타낼 수 있다’는 항목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도 5년 새 83.9%에서 69.3%로 하락했다.

경어에 대한 인식 약화에 대해 국립국어원 측은 국제화와 평등 의식이 강조되는 한국사회의 분위기 변화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들의 국어에 대한 관심도 점차 희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5.5%로, 2005년 조사(60.9%)보다 다소 하락했다.

일본식 용어에 대해 ‘익숙하니까 우리말로 흡수해 써야 한다’는 항목에 ‘그렇다’고 답한 국민도 2005년 5.4%에서 2010년 16.1%로 늘어났다.

방언(사투리) 사용에 대해서는 5년 전보다 훨씬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지방 출신자가 해당 방언을 써도 괜찮다’는 항목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의견은 2005년 26.3%에서 2010년 62.0%로 급증했다. ‘때와 장소에 따라 표준어, 방언을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같은 기간 47.8%에서 27.5%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