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退役)' 위기에 몰렸던 105㎜ 견인포가 '차량탑재형 화포'로 부활한다.

105㎜ 견인포는 1948년 도입돼 6·25전쟁 때 육군의 주력 곡사포로 맹활약했고 1980년대까지 육군의 주축 화포로 자리를 잡았으나, 사거리가 긴 155㎜ 포와 기동성이 뛰어난 자주포가 보급되면서 점점 설 땅을 잃었다. 군 당국은 이 포의 성능과 기동성을 업그레이드해서 일선 부대에 재배치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105㎜ 견인포

군 관계자는 8일 "보병사단과 후방 부대에 아직 남아 있는 105㎜ 포에 신기술을 접목해 전혀 새로운 개념의 105㎜ 포를 만들기로 했다"면서 "지금은 사단급 부대에 배치돼 있지만, 앞으로는 보병 연대급 부대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5㎜ 포는 아직 전국 군부대에 2000여 문 이상이 남아 있고, 포탄도 100만발 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올 하반기부터 시제품을 제작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실용성 평가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부대 배치를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육군 보병연대에는 포병이 없기 때문에 105㎜ 포가 배치되면 연대의 화력과 전투력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신개념 105㎜ 포'는 빠르게 움직이고 기능을 자동화하는 것이다. 위성·관성 항법장치를 달아 위치 파악과 추적을 자동으로 하고 포를 쏘는 준비와 사격을 하는 시스템도 자동화하기로 했다. 또 5t짜리 트럭에 포를 실을 수 있도록 개조해 기동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105㎜ 포의 부활에는 미군의 전장(戰場) 경험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 등에서 전투했던 미군은 105㎜ 견인포가 헬기로 나를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최대 발사속도가 분당 10발 이상으로 빠르며, 고장이 잘 안 나는 등 현대전에서도 충분한 장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군에 귀띔해 준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발이 달리고 지능을 갖춘 105㎜ 포는 전투력이 전과 비교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원의 군사세계] 아직도 육군에서 사용중인 KH-178 105mm 곡사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