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이 유난히 남들보다 높고 발바닥이 깊이 파인 사람은 하이힐이나 발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웨지힐(밑창과 굽이 연결된 신발)은 피해야 한다. 비만 환자나 평발인 사람은 조금만 걸어도 금세 피로를 느낀다. 납작한 플랫슈즈보단 굽이 2㎝ 이상 있는 신발을 신는 게 좋다."
지난 5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신발 편집매장에서 만난 아킴 가버(Gabor·43)가 내놓은 구체적인 신발 고르는 법 가운데 하나다. 가버 회장은 유럽에서 '컴포트슈즈 홍보대사'로 불린다. 가버는 독일 여성 구두회사 '가버'의 CEO다. 1949년 창립 이래 2억3390만 켤레를 판매했다. 독일 메르켈 총리가 이 신발 애호가로 유명하다. 루프트한자·핀에어·체코항공·발틱항공·요르단항공 승무원이 신는 공식 신발이기도 하다. 콘셉트는? '편한 신발'이다.
가버 회장은 "신발을 후회 없이 고르려면 발볼 너비와 발 길이는 물론 발등 높이, 발 두께까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신는 게 왜 중요하나?
"꼭 맞지 않으면 관절에 무리를 준다. 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이가 들수록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신는 게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발 사이즈는 어떻게 재야 하나?
"집에서 혼자 재면 오류가 많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선 전문 매장에서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한다. 최근 한국에도 컴포트슈즈 전문 매장이 생겼는데, 이곳을 찾으면 전문가가 정확한 발 사이즈를 측정해주고 잘 맞는 신발을 골라준다."
―신발 안쪽도 유심히 봐야 할까?
"하루종일 걸어 다녀야 하는 사람이라면 신발 안감이 부드러운 걸 고르면 좋다. 가버에선 신발 안에 마치 포근한 양말을 덧댄 것 같은 일명 '사케토 공법(Sacchetto method)'으로 만든 신발을 권한다."
―겨울철 부츠를 신을 땐 무엇을 따져봐야 하나?
"종아리 둘레를 잘 맞추지 않으면 발이 잘 붓고 심한 경우 통증도 느낀다. 알레르기 테스트를 마친 가죽을 썼는지, 접착용 아교에 인체에 해로운 물질은 없는지도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