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이 레슬링 특집을 준비해 지난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WM7'이라는 타이틀로 경기를 펼친 모습. [사진=MBC]

MBC '무한도전'이 야심차게 준비한 레슬링 특집이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무한도전'팀이 1년에 걸쳐 준비한 '프로레슬링 WM7'은 8월 한달간 방송됐으나, 프로레슬링 협회와의 마찰, 시청률 하락 등으로 인해 그 의미가 점차 퇴색되어가고 있다. 실제로 28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 13.5%의 시청률을 기록, 전주보다 2.8% 포인트 하락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놀라운 대회-스타킹'이 15.4%로 '무한도전'을 누르는 이변(?)이 발생한 것. 또한 이번 레슬링 특집에 반발하는 시청자들의 항의글이 디시인사이드와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수백여건 올라오면서 '상처뿐인 영광 아니냐?' '누구를 위한 레슬링 특집인가?' 등의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레슬링 특집은 김태호PD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1980~1990년대 레슬링 영웅들에 대한 향수에서 출발한 이번 장기 프로젝트는 프로레슬링 협회의 도움 없이 '무한도전' 독자적으로 기획하고 준비한 이벤트였다. 멤버들은 최근 방송에서 지난 1년여간 갈고 닦은 레슬링 기술 연마 과정을 보여줬으며, 이 과정에서 '무한도전'의 레슬링 코치 손스타는 갈비뼈 부상, 정형돈은 뇌진탕, 정준하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들은 9월 4일 방송분에서 4000여 관객을 상대로 정식 레슬링 대회를 연 장면을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멤버들의 부상과 후유증이 염려된다. 정식 경기가 끝난 뒤 건강검진 및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달라" 등 걱정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시청자는 "아무리 취지가 좋다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람 잡을 일 있냐? 정형돈이 머리에 헤드기어만 쓰고 연습했더라도 뇌진탕은 안 당했을 거다. 위험한 상황을 감내하는 멤버들이 안쓰럽다"고 지적했다.

다른 시청자들 역시 "누구는 열심이지만, 누구는 요령 피우는 것 같다"며 쓴소리를 던졌다. 유재석, 정준하 등에 비해 박명수, 길, 노홍철 등은 상대적으로 몸을 사리는 모습이 많이 방송에서 노출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이 결국 멤버들 편가르기로까지 번져가고 있다. 물론 "멤버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폭풍 눈물이 난다"며 박수와 감동을 전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한국 프로레슬링 협회와의 마찰과 시청자들의 항의글을 두고 김태호PD는 "돌잔치에 조화를 받은 기분"이라며 처참한 심경을 표현했다. 하지만 레슬링 특집 후폭풍은 다음주 마지막 방송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9월 4일 마지막 레슬링 대장정 후에는, '2011년 달력 프로젝트' 등이 다시 이어진다.

MBC '무한도전'이 레슬링 특집을 기획해, 지난 1년에 걸쳐 특훈을 받으며 땀을 흘리고 있는 모습. [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