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사하 자치공화국의 변방에 한국인과 비슷한 외모에다 우리말과 유사한 말을 쓰는 소수 민족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6월 8일

태국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사하공화국 외곽 국경지대 에벤키족이 사용하는 에벤키어(語)는 한국어와 근원이 같다. 이들이 쓰는 숫자나 일가친척을 일컫는 단어도 우리말과 매우 유사하다고 한다.

한국-사하친선협회 회장인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 강덕수 교수는 그 예로 '듈' '듈레'는 각각 숫자 '둘(2)'과 '둘레'다, '모' '무린' '무'는 각각 '나무', '말', '물'을 뜻하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아미'와 '에니'는 한국어의 아비(父) 어미(母), '아시'와 '아끼'는 아씨와 아찌(아저씨)다. 한국어로 '목'은 에벤키어로 '몽온', '눈'(雪)은 '류네', '아장아장'은 '아란아란' '~같이'는 '~가친' 혹은 '께친'으로 표기된다.

사하공화국은 하바로프스크 위, 오호츠크해에 인접한 마가단 서쪽부터 우랄산맥 동쪽까지다. 동서, 남북 길이가 각각 2000㎞에 달하는 큰 나라다. 인구는 100만명이고 에벤키족은 4만명 정도다. 고려인 인구도 많아 지난 대통령 선거 때는 고려인이 후보에 나선 적도 있다.

한국어와 유사한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이 있다는 주장은 이미 100년 전에 제기됐다. 당시 조선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던 미국 감리교 목사 호머 헐버트는 조선어를 공부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인도 남부에 사는 드라비다족 언어와 상당히 많은 어휘를 공유하고 있던 것이다. 그가 저술한 논문 '한국어와 드라비다어의 비교 연구'에 그 예가 나와 있다. 한국어로 '말'은 드라비다어로 '마루'다. '비(雨)'는 '뻬이'다. '나무'는 '마누', '풀'은 '뿔'이다. 동사 '안다'는 '안'이고, '알다'는 '아리'다. 기초 단어는 말할 나위도 없다. '아빠' '엄마'는 아예 같고 '쌀'은 '살'이다. '나'는 '난', '너'는 '니', 이런 식이다.

'태양'은 '수리야'라 불렀다. 수리야의 '수리'는 머리 꼭대기를 뜻하는 한국어 '정수리'의 수리와 같이 '꼭대기'를 뜻한다. 남인도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은 어린 아이들이 엄마와 아빠를 불러대는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UN에 근무하며 세계 각국의 원시언어를 연구해온 김병관 박사는 "드라비다어에는 우리말과 비슷한 말 씀씀이가 1000개 이상 발견되고 이들이 사는 지역에서는 청동기 시대 한국의 대표적인 유적인 고인돌이 무수하다"고 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나는 너랑 서울에 왔다'를 드라비다어로 풀이하면 '나누 닝가룸 서울 완돔'이다. 김 박사는 놀라운 주장도 했다. 태국 치앙라이의 고산족 라후족이 언어는 물론 습관까지 한국과 빼닮았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고구려 패망 후 당나라가 고구려 유민 3만8300호(약 20만명)를 붙잡아 남쪽 광막한 땅으로 옮겼다"는 삼국사기 기록을 근거로 라후족이 고구려 유민의 후손이며 많은 문화적 요소들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의 주장이 나오자 많은 문화인류학자들이 라후족을 찾아가 현지 조사를 벌였다. 이들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라후족의 문법과 어휘는 70% 이상 한국어와 동일하다.

1960년대에 라후족 언어를 연구한 미국 UC버클리대 제임스 매티소프 교수는 "라후어는 문법 면에서 일본어, 한국어와 기가 막힐 정도로 유사하다"고 단언했다.

아래는 학자들이 파악한 라후-한국어 비교다.

'나래 너 서울로 까이요?' 〉 나와 너 서울로 갈래?

'나래 너 타 도죠베요' 〉 나는 너 좋아해

'나터 너터' > 나도 너도

'서울에 방콕까가 까이요' 〉 서울에서 방콕까지 가요

'나래 서울로 까이요' 〉 나는 서울로 가요

'까이라 라베라' 〉 가려나 오려나

이제 드라비다어와 라후어에 이어 에벤키어까지 한국어와 동일하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들 연구가들은 "한국어가 알타이어족에 속한다는 게 기존 정설이지만 정작 터키어·몽골어 등 알타이어 계통 언어와 유사한 점은 찾을 수가 없다"며 "오히려 퉁구스어족, 인도-아리안어족에서 한국어의 원형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한민족 기원도 마찬가지로 다시 연구돼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