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홈 승률 60~70%가 증거
 

2009년 프로축구에서 전북(76.7%), 성남(73.5%), 서울(70%)은 높은 홈 승률을 보였다. 또 UEFA(유럽축구연맹)의 2008년 통계에 따르면 홈 팀의 승리확률은 64%였다. 영국 울버햄턴대의 앨런 네빌 박사가 2002년에 프리미어리그 47게임을 분석한 결과 홈 팀 선수는 상대 선수보다 15% 적은 파울을 선언당했다. 이같은 결과는 응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홈 팀 선수가 홈 팬들의 성원을 받아 잘할 가능성이 숨어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신화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12번 째 선수인 관중들의 '오 필승 코리아!~ 오 필승 코리아!~' 함성과 무관하지 않다.

수만 명의 관중이 일시에 지르는 함성과 북소리 등은 대략 100데시벨(dB)이다.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소리영역은 0dB~120dB. 그 이상은 고통이 유발되고 오래 노출되면 청력을 잃게 된다. 그래서 실내경기인 프로농구의 경우 응원 앰프 등의 소리를 90db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야외지만 수 만 관중이 일시에 지르는 축구장의 함성은 거의 천둥소리에 육박하는 100dB쯤 된다. 모든 선수에게 극심한 소음이 될 영역이다. 그러나 이 소리에도 심리적 요소가 작용한다. 성원하는 소리와 야유하는 소리가 구분된다. 홈 팀 선수가 볼을 잡으면 "와!~~" 하면서 응원의 템포가 빨라지고, 소리의 진동수가 올라간다. 관중이나 선수나 교감신경이 더 자극돼 공격적이 된다. 반면 공격을 받으면 "우~~"하는 야유를 한다. 응원 템포가 느려지고, 소리의 진동수는 낮아진다. 그러면 공격자는 이를 소음으로 인식해 공격심리가 무뎌지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응원을 받는 수비수 입장에서는 마음의 안정으로 이어진다. 심리학자들은 전설모음(에, 이)의 발성은 에너지를 얻는 효과가 있고, 중후설모음(아, 오, 우)의 발성은 마음의 안정 효과가 있다고 본다.

2002년 월드컵 주역이었던 김태영 올림픽팀 코치는 "홈 팬들의 성원을 받으면 몸과 마음에서 긍정적인 기운을 얻어 경기력이 향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1986년과 1990년 월드컵에 출전했던 A씨와 B씨는 "상대 편을 응원하는 관중을 보면서 위축됐다. 잔디가 내 다리를 잡아끄는 느낌이었다"고 말해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음을 토로했다.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응원의 효과는 규칙적이고 반복적일 때 더 높은 편이다. 과거 전쟁 때 규칙적으로 북을 치는 것은 응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붉은악마가 북을 이용한 응원도 같은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