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불교 유물 가운데는 자비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불상(佛像)이 유독 많다. 그 중 경주 토함산의 석굴암 불상과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충남 서산의 마애삼존불상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상으로 손꼽힐 정도. 과연 이 아름다운 미소는 어디에서 비롯돼 어떻게 우리나라에 전해진 걸까.
KBS 1TV는 '부처님 오신 날(21일)'을 맞아 특별기획 3부작 다큐멘터리 '미소의 길'을 20~22일 밤 방송한다.
20일 밤 11시 30분 방송될 1부 '불상의 탄생'에선 불상의 탄생지 간다라 지방(오늘날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인도 북부)과 불교의 탄생지인 인도 각지를 돌며 불상의 탄생과 전파 과정을 살펴본다. 원래 석가모니가 탄생한 기원전 6세기 후 약 500~600년간은 불상이 없었다. 하지만 기원전 3세기쯤 그리스 알렉산더 대왕의 인도 침략을 계기로 곳곳에서 서서히 불상이 만들어진다. 불교에 귀의한 그리스인들이 만든 이 불상의 미소를 바로 '아르카익 미소'라고 부른다.
21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2부 '중국의 불상'에선 그리스에서 시작된 '아르카익 미소'가 중국에서 어떻게 발전하고 소멸했는지를 알아본다. 히말라야 산맥 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마을 타쉬쿠르칸. 해발 3500m에 자리잡아 '하늘 아래 첫 동네'라고도 불리는 이곳을 지나면 타클라마칸 사막이 펼쳐진다. 한때 옥토였던 이곳에서 발견되는 쿠챠와 투루판 등 몇 군데 사원의 불상에는 어김없이 아름다운 미소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북위가 수도를 낙양으로 옮긴 5세기 말부터 불상에선 갑자기 미소가 사라지고 근엄한 표정만 남게 된다.
22일 밤 8시 방송되는 3부 '동방의 미소'는 불교제국으로 불렸던 당나라의 구법승과 사신들이 한반도에 어떤 불교의 자취를 남겼는지 살펴본다. 6세기쯤 한반도에 전파된 초기 불상엔 자애로운 미소가 완연히 남아있다. '아르카익 미소'가 그대로 엿볼 수 있는 서산 마애삼존불상과 반가사유상이 대표적인 예. 이 미소는 다시 일본으로 전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