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신문과 방송에서 날씨를 보도할 때 실제온도와 체감온도를 다르게 알려줍니다. 실제온도와 체감온도가 다른 이유는 무엇이고, 이 온도는 어떻게 산출하나요?
-경기도 고양시 독자 심진만씨
A: 체감온도는 노출된 신체가 바람 등으로 열을 뺏길 때 느끼는 추위 정도
13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5.3도로 떨어져 6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서울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느낀 추위는 이보다 훨씬 더 강했습니다. 체감(體感) 온도가 실제 기온보다 더 낮아 영하 21.2도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실제온도는 온도계가 측정한 '기계적인 온도'인 반면 체감온도는 외부에 노출된 피부가 열을 빼앗길 때 느끼는 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사람들이 느끼는 온도입니다. 이 때문에 체감온도를 '느낌 온도'라고도 부릅니다. 평상시 사람은 섭씨 36.5~37도의 체온을 유지하는데 영하의 날씨를 보일 경우 바깥의 온도가 체온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은 열을 빼앗기면서 강한 추위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기상청은 전국 51개 지점을 기온 측정의 대표지점으로 골라, 이곳에서 지표면 상공 1.5m 높이에 온도계를 달아 대기(大氣)의 실제 온도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체감온도는 다양한 방식으로 산출할 수 있는데, 온도계가 측정한 실제 온도에 풍속이나 습도, 일사(日射ㆍ지표면에 내리쬔 태양에너지)량 같은 변수를 고려해서 체감온도를 측정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이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 등 북아메리카 국가 등을 중심으로 최근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산출식을 쓰고 있습니다. 이 산식은 온도계가 측정한 기온과 함께 '풍속'이 체감온도 산출의 주요 변수입니다.
장애물이 거의 없는 넓은 광장이나 높은 산 등에 가면 잘 알 수 있듯 바람이 강할수록 체감온도는 더 낮아지게 됩니다. 사람의 체온으로 옷 속이나 주변의 공기를 덥힐 새도 없이 계속해서 공기의 교체가 이뤄지면서 사람이 지속적으로 열(체온)을 빼앗기기 때문이지요. 체감온도 산출식에 따르면, 영하 10도에서 풍속이 시속 5㎞ 속도로 불 때의 체감온도는 영하 13도가 되고 풍속이 시속 30㎞로 빨라지면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옵니다.
인체는 체감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체감온도가 영하 10도~영하 25도일 경우 보온장구 없이 장시간 추위에 노출되면 저체온 증상이 나타나고, 영하 25도~영하 45도로 떨어지면 저체온은 물론 동상의 위험까지 있다고 합니다. 영하 45도 밑으로 내려가면 노출된 피부가 몇 분 내 얼어버릴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한파가 몰아닥친 상황에서 체감온도를 높이려면 목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추위를 잘 느끼는 부위가 목인데 목도리를 하면 체감온도가 섭씨 5도 이상 올라가게 됩니다. 또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거나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는 섭씨 3도가량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