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터디를 시작으로 온라인 입시교육 시장이 본격화된 지 올해로 10년째. 선점을 확보한 메가스터디가 부동의 1위를 지키는 가운데 비타에듀, 이투스, 대성마이맥, 비상에듀 등 사교육업체들의 도전이 거세지는데다, EBS의 수능방송 대개편과 강남구청인강의 약진으로 2010년 한 해는 그 어느 해보다 대입 온라인 시장이 뜨겁게 달궈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메가스터디를 향한 공격 혹은 도전
온라인 시장 변화의 단초는 메가스터디로부터 나왔다. 지난해 12월 메가스터디의 1타 강사로 유명한 언어영역 이근갑 강사가 이적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메가스터디를 나와 온오프라인 입시교육기업 위너스터디(前 엑스터디)의 대표이사와 대표강사로 새 둥지를 틀었다. 이 강사는 연간 130억 원의 개인 매출을 내고, 2009년도 기준 수강생의 1/3이 그의 강의를 들었을 만큼 메가스터디 내에서도 최고의 1타 강사로 꼽힌다. 매출 100억 이상을 기록한 1위 강사가 이적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위너스터디 관계자는 "이근갑 강사가 달성한 09년 12월 온오프라인 매출은 약 12억원으로 이는 08년도 12월 메가스터디에 소속돼 있을 때보다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근갑의 영향력으로 위너스터디 신규 가입자 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갑 강사 역시 기대 이상의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그는 "메가스터디에서는 개인 강사가 펼칠 수 있는 활동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1인 기업이라 불릴 만큼 제반 연구 인력이 늘어 부대비용이 만만치 않았기에 경제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위험부담이 컸지만, 양질의 강의만 제공한다면 수강생들이 따라와 줄 것이라 확신했다. 반드시 성공해 강사들에게 새로운 롤모델을 제시하고 싶다"고 했다.
이 틈을 타 2, 3, 4위 업체들의 도전 또한 매섭다. 수리영역의 스타 강사로 군림하는 삽자루, 우형철씨가 속해 있는 비타에듀는 올해 설민석 강사를 영입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비타에듀 관계자는 "대강사 영입은 물론 자체적으로 스타 강사를 보유하기 위해 내부 강사 채용에도 힘을 쏟는다. 순위 싸움에서 이기려는 욕심보다는 좀 더 브랜드 파워를 공고히 하기 위해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스는 지난해 청솔학원과 MOU를 체결해 올해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투스 박진형 부사장은 "오프라인의 강자 청솔학원, 온라인의 강자인 이투스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모색한다"고 귀띔했다.
◆메가스터디의 여유
이에 대한 메가스터디의 반응은 의연하고 여유롭다. 메가스터디 손은진 전무는 "매년 연말이 되면 계약기간이 종료된 강사들의 이동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강사 한 사람의 이동으로 타격을 받을 만큼 입지가 약하지 않다. 메가스터디에는 스타 강사뿐만 아니라 그 강사를 대신할 수 있는 500여 명의 강사가 포진해 있다. 오히려 새로운 자극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후발업체들과의 경쟁에 대해서도 손 전무는 "메가스터디는 정확한 입시정보, 다양한 수준별 강의 등 수강생들의 수요를 정확하게 충족시키는 노하우가 풍부하다. 다른 업체의 동향보다는 정부의 교육정책이나 사회 트렌드에 관심이 더 많다. 수험생 입시시장에만 매달리기보다는 초·중등, 의치학전문대, 로스쿨 등 다양하게 영역을 확장해 브랜드 파워를 높일 예정이다.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BS 교육방송의 쇄신
EBS 교육방송의 환골탈태 여부도 변수다. '사교육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명박 정부가 EBS를 앞세우고 있기 때문. EBS는 그간 연간 646억원 이상의 국가 지원을 받고도 온라인 사교육 업체에 밀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EBS가 사교육비 해소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고, 교과부 이주호 차관은 메가스터디와 비교하며 과거의 EBS를 비판하고 쇄신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 EBS는 교육전문가인 곽덕훈 교수를 새 사장으로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개혁을 예고했다. 곽덕훈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금처럼 EBS가 관심과 기대의 중심에 서 있었던 적은 없었다. 위기이자 기회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EBS는 ▲2월말 최신 IT기술 도입을 통해 이용자 친화 사이트 개편 ▲학교교육본부를 설립해 출판과 강의 기획을 연계 ▲수준 높은 강사를 영입하기 위한 노력 및 강의평가 실시 ▲강의를 상중하가 아닌 6개 레벨로 나눠 학생 실력에 맞는 프로그램 제공 ▲상위권 학생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프리미엄 강의 신설 ▲강사 30명 영입 등을 계획하고 있다. 박상호 학교교육본부장은 "온오프라인 사교육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겠다"고 했다.
◆강남구청인터넷수능방송의 약진
최근 몇년간 약진을 하는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의 향방도 또 하나의 변수다. 2004년 6월 개국 이래 누적 회원수 100만 명을 돌파한 강남인강은 현재 19만 2000명이 유료회원으로 수강 중일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가격대비 높은 수업의 질이다. 특목고와 강남 8학군의 현직 교사, 인기학원 강사들이 포함된 99명의 강사의 9900여 강좌를 연회비 3만원이면 누구나 수강할 수 있다.
상승세에 힘입어 2010년 또 다른 계획을 준비 중이다. 교육지원과 이수진 팀장은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할 수 있는 원스톱 프로그램 도입, E-러닝 트렌드에 맞는 사용자 중심의 학습시스템 등을 통해 유료회원 25만명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