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프한 카센터 사장에서 여성대통령까지 안방극장 단골캐릭터로 자리 잡아 |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워킹맘을 등장인물로 내세운 드라마가 적지 않다.
육아와 사회 생활을 병행하는 워킹맘의 애환과 어려움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것.
이같은 워킹맘 캐릭터는 영화보다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주 시청자가 같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고, 전업주부에게는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시청률에 울고 웃는 드라마에 워킹맘은 이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캐릭터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작품은 지난해 방영된 SBS 수목드라마 '워킹맘'.
이 드라마는 출산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다가 복직해 육아와 직장일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워킹맘 가영(엄정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봉태규가 3세 연하의 철부지 남편(재성)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 종영후 염정아는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 가영이는 억척스러우면서도 참 눈물이 많았다. 아버지가 안쓰러워서 울고, 아이들한테 미안해서 울고, 또 신세가 처량해서 울고. 그 중에서도 토스트를 먹으면서 펑펑 울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촬영 당시의 감정을 쏟아냈다.
실제 한 딸의 엄마이면서 아내이기도 한 염정아는 "'워킹맘'을 통해, 평범한 가영이를 통해 배운 것이 많다.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지, 어떤 아내가 되어야 할지, 가족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준 작품"이라며 개인적으로도 공감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염정아는 "난 그나마 일 하는 시기를 선택할 수 있지만, 촬영하면서 진짜 워킹맘들을 생각하며 마음이 참 아팠다. 매일매일이 전쟁이고 안타까움의 연속이지 않겠나"라며 "문제는 직장이나 나라에서 그런 워킹맘들을 위해 해주는 것은 없다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KBS 일일드라마 '다함께 차차차'는 뜻밖의 사고로 남편을 잃고 쌍과부집의 가장이자 카센터 사장으로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하윤정(심혜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윤정은 철없는 큰 동서(박해미)에게는 가계부까지 챙기는 무서운 가장, 프리랜서 애니메이션PD인 딸 수현(이청아)에게는 든든한 아빠, 두 아들을 잃은 시어머니(김영옥)에겐 든든한 집안의 기둥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주인공 역할을 맡았다.
화장대신 기름칠이 익숙한 터프하고 거침없는 반 남자의 캐릭터로, 낙천적인 성격과 열정적인 자신감, 가진 건 없어도 자존심은 재벌 2세를 빰치는 슈퍼워킹맘의 역할을 잘 소화해내 여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또 현재 방영중인 KBS 월화드라마 '공주가 돌아왔다'의 현모양처 아줌마 차도경(오연수)을 비롯, MBC 주말 드라마 '두 여자'의 손태영과 김지영, SBS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의 오현경, MBC 드라마 '밥줘'의 하희라, MBC 드라마 '잘했군 잘했어'의 채림 등도 극중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여성들의 캐릭터를 소화해 냈다.
국내에서 방영된 미국 ABC 방송의 '커맨더 인 치프'(Commander in Chief)는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슈퍼워킹맘의 이야기다.
무소속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중 대통령이 뇌종양 수술 후 사망하는 바람에 대통령직을 인수하게 되는 45세 여성 매켄지 앨런이 대통령으로서 질 수 밖에 없는 여러 고민과 갈등, 가정에서 부인, 어머니로서 겪게 되는 어려움을 잘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