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신조어들은 전부 누가 만들어 낸 걸까? 인터넷을 넘어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몇 가지 신조어의 기원을 살펴봤다.
작업
[명사]: 남자가 여자를 꾀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 국립국어원 신어자료집에 등재돼 있다. 2000년 2월부터 2001년 4월까지 방송됐던 MBC 시트콤 ‘세친구’에서 윤다훈이 이런 의미로 처음 썼다는 게 정설. 윤다훈은 여기서 자신을 ‘선수’로 칭하며 여자를 유혹하는 노총각 역할을 맡았다.
안습
[명사]: 안구에 습기가 찬다, 즉 슬프거나 안타까워 눈물이 난다는 뜻.
‘안쓰(안구에 쓰나미)’나 ‘안폭(안구에 폭풍우)’은 ‘안습’이 변형돼 생긴 말이다. 누가 처음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1. 원조가 개그맨 지상렬이라는 설(說)
SBS ‘X맨 일요일이 좋다’에 출연한 지상렬이 ‘안구에 습기가 찬다’는 표현을 사용했고, 그 이후 유행어가 되었다는 주장. ‘X맨’은 2006년 11월부터 2007년 4월까지 방송됐던 예능 프로그램. 그러나 X맨 방송 전인 2006년 1월 중순경 유명 포털사이트에 이미 ‘안습’, ‘안습계의 베스트’라는 말이 등장한 것으로 보아 이 설은 근거가 빈약하다. 이미 있던 말을 지상렬이 사용해 유행한 것으로 보인다.
=2. 유명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가 원조라는 설(說)
유명 이종격투기 선수 표도르가 2006년 1월 내한했을 때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반다레이 실바(당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가 내한했던 2004년과는 다른 반응이었다. 당시 디시인사이드의 누리꾼들이 이를 ‘실바 안습’ 등으로 불렀다. 모 포털사이트의 지식 검색을 보면 ‘안습’이라는 낱말이 2006년 1월에 디시인사이드에서 유행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쌩얼
[명사]: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얼굴, 민낯을 뜻한다. MBC ‘무한도전’의 멤버들이 처음 사용했다는 주장이 일반적이다. 무한도전 퀴즈의 달인편 2006년 1월 7일 방송을 보면 ‘쌩얼’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안경을 벗은 유재석의 얼굴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다 그 뜻이 확장됐다고. 이밖에도 방송인 최화정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가장 먼저 ‘쌩얼’이란 단어를 사용했다는 설, PC통신 나우누리 동호회 사람들이 1990년대부터 사용했던 단어라는 설이 있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당근이다
[형용사]: 당연하다는 뜻. 영화배우이자 가수인 임창정이 유행시켰다. 1997년 그가 진행했던 SBS 라디오 ‘임창정의 랄랄라 스튜디오’에서 ‘당연하지’를 ‘당근이지’로 바꿔 말했던 것이 유행의 시초였다. 이후 그는 ‘당근이지’, ‘말밥이지’ 등 유행어 시리즈를 만들었다.
신상
[명사]: 신상품을 뜻하는 말로, 완전한 신조어는 아니다. 가수 서인영이 2008년 초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해 유행시켰다. 또 다른 그녀의 유행어로는 ‘상큼이(남자 아이돌 가수를 이르는 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