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개장을 계기로 '광장'의 의미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광장의 역사적 기원과 의의는 무엇인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광장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 경기도 군포시 독자 서혜영
A : 참여·민주 상징…'상소(上疏)' 전통과 상통
광장(廣場)은 고대 그리스 아고라를 기원으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아고라는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의 경제·정치적 중심지였습니다. 시민들은 '모이다'란 뜻의 아고라에서 집회를 열었고, 각종 재판·연극·운동경기를 진행했습니다.
광장은 사전적 의미를 넘어 참여·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정치적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광장은 참여 민주주의와 시민 민주주의의 보루"라고 말합니다.
서양 근대사회에서 정치적 의미를 처음 꽃피운 광장은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을 들 수 있습니다. '루이 15세 광장'으로 불렸다 프랑스 혁명을 거치며 '혁명광장'으로 개칭된 뒤, 화합을 뜻하는 '콩코르드 광장'으로 바뀌었습니다.
한국사에서 조선시대 이전에 '정치적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광장은 드물지만, 한영우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조선시대 지방 유생들이 한양으로 몰려와 궁궐 밖에서 임금에게 올린 '복합상소(伏閤上疏)'를 "서양의 광장문화와 비슷하다"고 해석합니다.
근대적 의미의 광장이 탄생한 것은 서재필 박사 등이 1898년 서울 종로 네거리 등에서 개최한 만민공동회를 꼽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 광장은 대부분 국가에서 보편적인 문화현상이 됐습니다. 시민 휴식처나 관광지, 지역 상징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의 교차로' 타임스 스퀘어에서 열리는 새해 카운트다운은 세계적 볼거리입니다.
'중국의 심장'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은 1989년 유혈 사태를 겪었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 올림픽 개최에 맞춰 일대를 대대적으로 손질해 역사·문화·쇼핑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서울시는 조선시대 왕과 신하, 백성이 함께 어울린 육조(六曹)거리를 광장으로 조성해 시민 품으로 돌려주겠다며 광화문광장을 조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