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푸어(근로 빈곤층)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자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자활 의지를 뒷받침하는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무보증 소액 대출), 각 지방자치단체의 매칭펀드, 근로장려세제(EITC) 등이 자활 의지를 돕는 대표적 제도다.
◆마이크로 크레디트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제도권 금융 서비스를 받기 힘든 저소득층에 무담보·무보증으로 소액을 빌려주는 제도다. 영리가 목적은 아니지만 자활 의지를 북돋우기 위해 성공할 만한 아이템에만 지원한다는 점에서 자선·기부와는 다르다. 열매나눔재단, 신나는조합 등 마이크로 크레디트사업을 하고 있는 각 단체의 홈페이지에서 신청 공고를 확인해야 한다. 각 기관은 정부·기업에서 기금이 나올 때마다 연중 수시로 대출받을 사람을 모집한다.
단체마다 지원 대상이나 제출서류가 다른데, 대체로 왜 대출을 받으려 하는지 또 주변인과의 관계는 어떤지 등의 자기소개서를 받는다. 서류가 접수되면 기관의 담당자들이 현장 실사를 나와 자활 의지 및 경영 능력, 상환 의지 등을 본다. 기관에서 기본적인 세무 지식, 서비스 마인드 등 창업교육을 해주고 영업 상황에 대해 정기적으로 컨설팅해준다는 점도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장점이다.
◆더 노력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지원을…매칭펀드
근로 빈곤층의 자활을 돕는 '매칭 펀드'도 확산세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희망플러스통장과 꿈나래통장 사업이 대표적이다. 희망플러스통장은 매달 5만~20만원씩 3년 동안 저축하면 서울시와 민간 후원자가 불입액과 같은 금액을 추가로 적립해주는 형식이다. 이자(연 4.6%)는 별도로 지급한다. 저축한 돈의 2배 이상을 받는 셈이다. 단 3년 뒤 돈을 찾으면 그 돈을 주거·취업·교육훈련 등 원래 불입 목적에 맞게 써야 한다.
9세 이하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이 가입할 수 있는 꿈나래 통장은 매달 3만~10만원씩 최대 7년간 저축하게 하고, 2배 이상으로 돌려줘 자녀들의 학자금 마련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월 소득과 재산이 최저생계비의 150%(4인 가구 기준 198만9000원)를 넘지 않는 사람 등이 가입할 수 있다. 지난 3월 사업을 시작한 이래 희망플러스·꿈나래통장을 해지한 사람은 6명(0.3%)에 불과하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서울시는 오는 9월 중 8000가구를 추가로 모집해 매칭펀드를 굴릴 계획이다. 지자체마다 대상은 약간씩 다르지만 경기 남양주시(희망나무·꿈나무통장), 대구 달서구(행복나눔통장), 경남 창원시(희망두배로통장)에서도 자활 매칭펀드사업이 시작됐고 경기 평택(기쁨두배로통장), 경기도(희망통장)로 확산될 예정이다.
◆근로장려세제(EITC)
일을 해도 가난한 워킹푸어 가구에 주는 근로장려세제(EITC)도 자활 의지를 북돋우기 위한 제도다. 워킹푸어는 일을 하기 때문에 국민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복지 혜택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모순을 해결하고 일하는 사람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올해 처음 도입됐는데 매년 5월 한 달 동안 세무서와 홈페이지(www.eitc.go.kr )를 통해 신청받아 9월에 지급하는 형식이다. ①부부 합산 소득이 연 1700만원 미만이면서 ②18세 미만 자녀가 있고 ③주택·토지·건물·자동차·전세금을 합친 총재산이 1억원 미만(집값은 기준시가 5000만원 이하)이어야 한다. 올해 72만4000가구가 평균 77만원을 신청했고,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가구당 최대 12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