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푸어(근로 빈곤층)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자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자활 의지를 뒷받침하는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무보증 소액 대출), 각 지방자치단체의 매칭펀드, 근로장려세제(EITC) 등이 자활 의지를 돕는 대표적 제도다.

마이크로 크레디트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제도권 금융 서비스를 받기 힘든 저소득층에 무담보·무보증으로 소액을 빌려주는 제도다. 영리가 목적은 아니지만 자활 의지를 북돋우기 위해 성공할 만한 아이템에만 지원한다는 점에서 자선·기부와는 다르다. 열매나눔재단, 신나는조합 등 마이크로 크레디트사업을 하고 있는 각 단체의 홈페이지에서 신청 공고를 확인해야 한다. 각 기관은 정부·기업에서 기금이 나올 때마다 연중 수시로 대출받을 사람을 모집한다.

단체마다 지원 대상이나 제출서류가 다른데, 대체로 왜 대출을 받으려 하는지 또 주변인과의 관계는 어떤지 등의 자기소개서를 받는다. 서류가 접수되면 기관의 담당자들이 현장 실사를 나와 자활 의지 및 경영 능력, 상환 의지 등을 본다. 기관에서 기본적인 세무 지식, 서비스 마인드 등 창업교육을 해주고 영업 상황에 대해 정기적으로 컨설팅해준다는 점도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장점이다.

더 노력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지원을…매칭펀드

근로 빈곤층의 자활을 돕는 '매칭 펀드'도 확산세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희망플러스통장과 꿈나래통장 사업이 대표적이다. 희망플러스통장은 매달 5만~20만원씩 3년 동안 저축하면 서울시와 민간 후원자가 불입액과 같은 금액을 추가로 적립해주는 형식이다. 이자(연 4.6%)는 별도로 지급한다. 저축한 돈의 2배 이상을 받는 셈이다. 단 3년 뒤 돈을 찾으면 그 돈을 주거·취업·교육훈련 등 원래 불입 목적에 맞게 써야 한다.

9세 이하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이 가입할 수 있는 꿈나래 통장은 매달 3만~10만원씩 최대 7년간 저축하게 하고, 2배 이상으로 돌려줘 자녀들의 학자금 마련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월 소득과 재산이 최저생계비의 150%(4인 가구 기준 198만9000원)를 넘지 않는 사람 등이 가입할 수 있다. 지난 3월 사업을 시작한 이래 희망플러스·꿈나래통장을 해지한 사람은 6명(0.3%)에 불과하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서울시는 오는 9월 중 8000가구를 추가로 모집해 매칭펀드를 굴릴 계획이다. 지자체마다 대상은 약간씩 다르지만 경기 남양주시(희망나무·꿈나무통장), 대구 달서구(행복나눔통장), 경남 창원시(희망두배로통장)에서도 자활 매칭펀드사업이 시작됐고 경기 평택(기쁨두배로통장), 경기도(희망통장)로 확산될 예정이다.

근로장려세제(EITC)

일을 해도 가난한 워킹푸어 가구에 주는 근로장려세제(EITC)도 자활 의지를 북돋우기 위한 제도다. 워킹푸어는 일을 하기 때문에 국민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복지 혜택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모순을 해결하고 일하는 사람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올해 처음 도입됐는데 매년 5월 한 달 동안 세무서와 홈페이지(www.eitc.go.kr )를 통해 신청받아 9월에 지급하는 형식이다. ①부부 합산 소득이 연 1700만원 미만이면서 ②18세 미만 자녀가 있고 ③주택·토지·건물·자동차·전세금을 합친 총재산이 1억원 미만(집값은 기준시가 5000만원 이하)이어야 한다. 올해 72만4000가구가 평균 77만원을 신청했고,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가구당 최대 12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