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항공기가 뉴욕 상공에서 저공비행을 하면서 사람들이 놀라 건물에서 대피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

이날 대통령 전용기가 뉴욕 상공에서 저공으로 선회비행을 하면서 이를 본 뉴욕 맨해튼의 건물안 사무실 근무자들이 9.11 사건의 악몽을 다시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공포심이 발동, 모두 아래층으로 대피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

이날 공군 1호기는 뉴욕 상공에서 저공순회 비행을 하면서 뒤에 F-16 전투기가 뒤따라 비행, 마치 또 다시 항공기가 피납돼 뉴욕의 건물로 돌진하고 있는 것을 군 전투기가 요격하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 것이다. 비행기는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에서 주변에서 선회 비행, 인근 공항으로 착륙하는 모습이 많은 이들의 눈에 띄게 됐었는데, 이에대해 주변에서 미리 알려주거나 놀라지 말 것을 전해주는 절차가 없어 주민들이 놀라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인근 뉴욕의 존 F. 케네디 공항이나 뉴저지 공항 등에는 이를 보고 놀란 사람들이 문의전화를 하느라 한때 공항 당국의 전화가 불통되기도 했다.

미 연방항공국(FAA)의 짐 피터 대변인은 이에대해 "이 비행은 미리 예고됐던 것이지만 일반인들의 경우에 이를 알지 못해 소동이 일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건물 관리회사와 주인 등에 이같은 사실을 통보했으나 이 단계에서 전달이 제대로 안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건물내에서 항공기를 본 이들은 육안으로도 언뜻 공군 1호기의 문양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비행 상태가 저공비행인데다 다른 항공기와 비행경로가 달라 비상상태로 오인하면서 창문으로 인파가 몰리고 공포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됐다.

이 사태는 또 뉴욕의 각 언론사로도 문의전화를 하게 만들었으며, 일부 시민들은 당국이 이같은 비행에 대해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며 분노를 표시하기도 했다.

한 목격자는 "대형 747 항공기가 맨해튼 끝의 베터리 파크에서 훤히 보이면서 마치 뉴욕 건물로 돌진하는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고 "선회 비행이 한 차례가 아니라 두 차례나 이어지면서 이같은 생각이 더욱 짙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시 당국은 이같은 소동이 일어난 뒤에서야 시민들에게 놀라지 말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전해 빈축을 샀다.

그러나 백악관은 아직 이에대해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최철호 특파원 ha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