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24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른바 '장자연 문건'을 언론에 공개한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29)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일본에 체류 중인 장씨의 소속사 대표 김모(40)씨를 강요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 밖에 드라마 감독 2명, 연예기획사 대표 1명, 금융인 3명, 기업인 1명 등 7명을 강요죄 공범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장자연 문건'에 거론된 본사 특정임원에 대해서는 "장씨와 김씨의 1년치 휴대전화 통화내역 5만1161건을 조회한 결과 본사 특정임원과 단 1건의 통화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특정임원의 알리바이도 분명해 무혐의 불기소 처분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2008년 7월 17일자 김씨의 다이어리에 적힌 본사 특정 임원과의 오찬 약속 일정을 조사한 결과, 본사 임원은 그 시각 서울 L호텔에서 열린 모 재단 이사회에 참석한 알리바이가 입증됐다고 밝혔다. 또 김씨의 주소록에 본사 특정 임원이 소개한 인물로 나와 있는 박모씨에 대한 조사에서도, 박씨는 본사 임원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본사 이 임원이 문건에 거론된 경위와 관련, 경찰은 "김씨가 다른 사람을 (이 임원으로) 장씨에게 소개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누가 사칭을 했거나 다른 사람을 착각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이날 중간수사 발표에서 "'장자연 문건'은 유서로 볼 만한 내용이 없고 소속사를 옮길 목적으로 작성한 소송 문건으로 보인다"며 "유씨가 계약금 없이 소속사를 옮기는 방법을 안내하면서 고인으로 하여금 이 같은 문서를 작성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고인의 자살 동기와 관련, "고인은 유씨의 권유로 작성한 문건이 공개될 경우 연예인 생활에 치명타를 입을 것을 우려했고, 김씨의 보복에 대한 심리적 압박과 경제적 어려움, 우울증 등이 겹쳐 복합적으로 자살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유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일본에 체류 중인 김씨의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경찰은 강요죄 공범 등의 혐의로 입건된 사람 7명 가운데, 드라마 감독 A씨와 금융인 B씨 등 5명에 대해서는 형사 입건하되, 김씨가 체포될 때까지 나머지 조사를 미루는 '참고인 중지' 처분을 내렸다. 김씨와 부적절한 돈거래를 한 혐의가 포착된 또 다른 드라마 감독 C씨에 대해서는 배임수재 혐의를, 술자리에서 고인을 희롱한 혐의가 드러난 금융인 D씨에 대해서는 강제추행 혐의를 추가했다. 또 장씨와 술자리에 동석했다는 루머에 시달린 모 인터넷 언론사 대표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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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사건 대상자별 처분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