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섹시스타 마릴린 먼로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엉덩이를 뒤뚱거리며 걷는 특유의 걸음걸이 '먼로워크'(monroe walk)다. 이 오묘한 걸음걸이를 만들어내기 위해 마릴린 먼로가 자신의 한쪽 구두굽을 약 0.62cm정도 잘라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여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진 셈이다. 그러나 마릴린 먼로는 이 걸음걸이를 얻는 대신 건강을 포기해야 했다. 짝짝이가 되어 버린 신발 덕분에 뒤뚱거리며 걷게 된 마릴린 먼로는 생전에 심한 허리 디스크에 시달렸다고. 양쪽 다리길이를 다르게 하여 오묘한 제스처를 만든다는 것은 신기하기는 하지만, 자칫 척추와 골반을 틀어지게 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인 것이다. |
▶ 길이 다른 다리, 정상일까
마릴린 먼로는 인공적으로 다리 길이를 달리했지만 자연적으로 그렇게 된 사람들도 많다.
영국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역시 왼쪽 다리가 오른쪽 다리보다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신체의 일부가 비대칭이다. 팔, 다리의 모양이나 길이도 조금씩 다 다르다.
다리의 길이 차이는 실직적으로 다리뼈의 길이차이로 인한 해부학적 다리길이 차이와 골반의 비틀림에 의한 기능적인 다리길이 차이로 나눌 수 있다.
해부학적 다리길이의 차이는 잘못된 자세로 인해 서서히 변형이 오면서 고관절이나 골반, 또는 발과 발목의 근육 불균형이 일어난 것이다.
모로 앉거나 한쪽다리에만 힘을 주고 서는 습관,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으로 인한 골반 변위, 골반 주변 대퇴골 근육의 과부하나 수 축등에 의해 발생한다고 추측되고 있다.
그러나 미세한 차이로 생활에 큰 불편을 주지 않는다면 특별히 걱정할 것은 없다. 다만 통증이 수반될 때는 천장관절 증후군으로 인한 증상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2cm이상 차이는 위험
2cm이상 다리길이에 차이가 날 경우에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우선 체중이 한쪽 다리에 더 많이 실리게 되어, 인체의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키고, 발목과 무릎관절, 골반과 대퇴골에 무리한 스트레스를 주면서 척추 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좌골신경통과 요통, 척추 측만증이 다리 길이의 차이로 인한 몸의 불균형으로 일어나는 현상들이다.
특히 이런 다리 길이의 차이는 퇴행성 관절염의 악화를 가속화 시키는 원인이 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조앤 조던박사가 미국류마티즘학회 연례학술회의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퇴행성 관절염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3161명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다리길이가 2cm이상 차이 나는 사람들은 무릎, 고관절 관절염 발생률이 45.3%와 34.2%에 달하며 증상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길이 차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수술도 고려해봐야 한다.
▶ 한쪽으로만 서는 김연아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한쪽다리에만 힘을 줘 서 있으거나 앉아있을 때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꼬는 사람들은 신체의 균형이 흐트러져 짝다리가 되기 쉽다.
안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김완홍 원장은 "인체는 양쪽의 균형이 맞지 않을 때 반대쪽 골반을 앞으로 튀어나가게 하거나, 허리를 굽히는 등 균형을 맞추려는 습성이 있어서, 이로 인해 신체의 반대편이 보상적으로 무리하게 활동하여, 통증을 유발하고 경우에 따라 척추측만증, 골반변형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신체의 양쪽을 균형 있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은반의 요정 김연아도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는 습관 때문에 코치에게 혼이 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일반인들보다 운동선수의 경우에는 신체 불균형을 더욱 유의해야 한다. 양쪽 다리의 근육 강도가 달라지고 아킬레스건에 무리가 가 부상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