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몰입식 영어교육의 열풍에 휩싸여 있다. 몰입식 영어교육은 영어를 특정 과목의 하나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일반 교과과정을 공부하는 언어로 활용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의미한다.

몰입식 영어교육은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오래 전부터 채택해 큰 결실을 거둔 검증된 교육방법이다. 가장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교육의 강국, 핀란드다.

핀란드의 몰입식 영어교육의 특징은 영어로 수업이 가능한 석사학위 이상의 우수한 교사진, 양질의 무상교육, 폭넓은 독서를 통해 창의성 개발, 그리고 철저한 수준별 수업이다. CLIL(Content and Language Integr ated Learning ·내용 중심 언어 학습법), 즉 영어과목뿐 아니라 비영어 과목까지 영어로 수업해 교과목에 대한 지식과 영어실력을 동시에 향상시킨다. 이는 여러 교과목을 통합해 자연스러운 영어습득을 유도하는 것으로 학교에서는 실용 회화중심의 수업이, 가정에서는 쓰기중심의 학습이 이뤄진다.

또한 학생 스스로 지식을 찾아 스스로 탐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학생 대 교사의 수업시간 내 활동비율이 8대 2 정도로 철저한 학생 주도 수업이 진행된다.

초등 학년별 영어교육 특징을 살펴보면 3~4학년은 4대 영역의 균형 있는 학습, 특히 어휘 학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5~6학년 또한 이와 유사한 수업이 진행되는데, 교사와 학생의 실질적인 의사소통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그렇다면 한국의 몰입식 영어교육의 현실은 어떠한가. 현재 몇몇 교육기관에서 몰입식 영어교육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면면을 살펴보면 몰입식 영어교육의 특징을 제대로 살린 사례는 찾기 힘들다.

즉 한국의 현실은 고려하지 않은 채 미국교과서를 그대로 가져다 사용하고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국내 교과와 무관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형태만 몰입식 영어교육에 급급하다. 또는 과도한 과제로 부모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결국 자기주도학습이 이뤄지지 않거나 원어민 강사와의 의사소통이 부족해 몰입식 영어교육의 본래 의미가 왜곡된 수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몰입식 영어교육이 능사는 아니다. 무턱대고 몰입식 영어교육의 장점만을 좇아 자녀에게 몰입식 영어교육을 강요하는 것보다는 자녀의 학습능력과 흥미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제대로 된 몰입식 영어교육이란 영어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지식을 통해 영어활용능력을 높이는 통합교육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