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한반도 전문 장교들이 최근 이성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초청으로 국방회관에서 행사를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한미군에도 FAO가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FAO' 하면 보통 유엔식량농업기구를 떠올린다. 하지만 주한미군의 FAO는 'Foreign Area Officer'를 의미한다. 미군의 지역전문 장교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짧게는 3~4년, 길게는 10년 넘게 한국과 인연을 맺고 있다. 주로 한미연합사령부(이하 연합사), 군사정전위원회, 주한미대사관 무관부 등 한국 관련 주요 핵심 부서에 근무하면서 양국 간 크고 작은 군사 현안과 정책을 세우고 조율하는 업무를 맡아왔다. 현재 한국에서 활동 중인 미군 FAO는 20~30명 규모다.

이들은 한국외국어대, 육군대학, 국방대학교 등에서 한국의 군사·정치·사회·문화 등을 연구, 웬만한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알고 한국말도 잘 하는 무서운 한국통들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 여성과 결혼해 우리 사회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한다.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커트 테일러(Kurt Tayl or·51) 대령은 주한미군 FAO 중 선임(先任)으로 8년째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연합사 부사령관 보좌관을 거쳤던 그는 1988년 한국 여성과 결혼했으며, 주로 남북한 군사 관련 정보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연합사 기획관리참모부에서 정책장교로 근무 중인 존 킴(John Kim) 중령도 8년째 한국에서 근무 중이다. 연합사에는 부사령관 보좌관 버크 해밀튼(Burke Hamilton) 중령 등 6년째 한국에 머물고 있는 미군 FAO들도 여럿 있다.

우리 군에서는 한미동맹의 실질적인 손발이자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의 중요성을 감안, 이성출 연합사 부사령관(육군대장)이 최근 이들을 부부 동반으로 초청해 격려하는 행사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