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문 분석하고 추리하기

전통적으로 서양화에서는 사생을 중시하고, 사생을 할 때에는 특정한 시간과 장소, 일정한 거리와 각도에서 그 시야 안의 사물을 관찰하고 묘사한다. 상상이나 허구에 의한 작품일지라도 작가는 대상을 고정된 시점에서 보는 것처럼 묘사하여, 대상의 선, 형태, 빛, 색 등 객관적 요소를 사실적으로 그려 낸다. 그래서 화면 안의 명암과 색채의 변화는 반드시 특정한 시간 및 공간과 관련된 객관적 요소의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런데 동양의 화가들은 산을 거닐고 경치를 즐길 때 여러모로 자세히 그 풍경을 살펴본다. 그러면 산의 경치는 걸음에 따라 변하고, 봉우리도 걸음에 따라서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이 때 화가는 이러한 관찰에서 얻은 풍부한 감동과 인식을 더욱 진실되게 표현하기 위하여 자연스럽게 시점을 이동시키는 산점투시를 채택함으로써 고정 시점의 제약을 벗어나게 된다.

산점투시는 구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동양화는 산점투시를 채택함으로써 구도에 융통성을 갖게 된다. 즉 시야를 고정시키는 초점 투시의 제약을 벗어남으로써 한 공간 안에, 혹은 같은 시간대에 동시에 출현할 수는 없지만 서로 연관되어 있는 사물들을 한 폭의 화면에 처리할 수 있다. 그리하여 작품의 주제와 사상을 더욱 돋보이고 완전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아가 산점투시는 구도의 배치에 있어서도 더욱 많은 변화의 여지를 제공하였다. 구도의 필요에 따라 좌우와 상하의 거리 조정, 허와 실의 보완, 성김과 빽빽함의 변화 표현 등이 자유로워졌다. 그리하여 동양화가들은 사물의 외형적 질서를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게 되었다. 대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화면의 예술적 효과를 얻어내기 위해, 화가 자신이 가장 절실하다고 느낀 부분을 적절하게 안배하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대담하게 생략함으로써 동양화의 구도가 융통성을 갖게 되었다.

동양화의 특징인 여백의 표현도 산점투시와 관련된 것이다. 동양화에서는 산점투시를 택하여 구도를 융통성 있게 짜기 때문에 유모취신적 관찰 내용을 화면에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 즉 대상 가운데 주제와 사상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본질적인 부분만을 취하고, 주제와 관계없는 부분을 화면에서 제거한다. 그 결과 여백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이 여백은 하늘일 수도 있고 땅일 수도 있으며, 혹은 화면에서 제거된 기타 여러 가지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여백은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은 아니다. 그것은 주제를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동시에 화면의 의경(意境)을 확대시킨다. 당나라 때 백거이는 ‘비파행’이라는 유명한 시에서 악곡이 쉬는 부분을 묘사할 때, “이 때에는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소리를 내는 것보다 더 낫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일시적으로 쉬는 것’은 악곡 선율의 연속인데, 이는 ‘뜻은 다달았으되 붓이 닿지 않은’ 것과 같은 뜻이다. 이로 인해 보는 이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더 많이 가질 수 있고, 동시에 작품은 예술적 공감대를 확대하게 된다.

문제 1 위 글의 핵심 내용을 200자 이내로 요약하시오.

문제 2 위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옛날 서양의 화가와 동양의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던 모습을 추리해 보시오.



●생각넓히기: 원근법

삼차원의 공간을 이차원의 평면상에 표현하는 방법. 좁은 뜻으로는 르네상스기에 확립된 수학적·기하학적 투시도법, 이른바 선원근법을 가리킨다. 그러나 비사실주의 회화에서도 어떤 방법으로든 공간의 깊이 및 원근의 관계를 암시적·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취했다. 또 사실주의 회화에서도 선원근법과는 별개로 공간의 깊이를 나타내기 위해 색채에 의한 원근표현, 이른바 공기원근법·색채원근법을 탐구했다. 또 반회화적 효과를 지닌 부조에도 필연적으로 원근법이 적용됐음을 알 수 있다. 원근법의 핵심이 되는 선원근법은 사실주의적인 자연 재현이라는 르네상스기의 과제 아래, 그리고 고대세계의 유클리드와 M. 비트루비우스의 이론 계승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이미 중세 후기, 자연 재현이 점차로 화가들의 목표가 되기 시작한 시기에 그들은 체험적·직관적으로 선원근법과 소실점의 존재를 파악했으며, 또 J. 푸케와 같이 곡면경의 시야 등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적인 원근법을 과학적·체계적으로 기초를 세워 방법론적으로 정립한 것이 이탈리아 르네상스기의 예술가들이다.

1417년 무렵 건축가 F. 브루넬레스코가 최초의 실험적 시도로써 선원근법과 소실점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성취한 이후, 회화에서는 T. 마사초에 의한 피렌체의 산타마리아노벨라성당의 벽화 ‘삼위일체’에서 최초로 실현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원근법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에 관해 탐구한 많은 기록을 남겼는데, 그가 특히 관심을 둔 대상은 색채원근법 및 소실원근법이다. 선원근법은 실내공간이나 건축·도시풍경을 그리는 데 적합하나 자연공간이나 풍경을 대상으로 할 경우는 거의 효과가 없다. 예를 들면 같은 시대의 독일화가 A. 알트도르퍼는 서 있는 나무를 주열처럼 배치하고, 마치 실내공간과 같은 사각형의 공간을 상정하기도 했는데 부분적인 효과밖에 없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원경·중경·근경이 대기의 깊이에 따라 색채가 다르다는 것, 또 물체의 형태가 차츰 희미해진다는 것에 주목해 색채원근법·소실원근법을 제시하고 그의 작품에 응용했다.

박승렬 LC교육 대표

이런 종류의 원근법은 이미 동양의 산수화에서 시도됐는데, 11세기 무렵 중국 송나라 화가 곽희가 그린 ‘임천고치’에서 정립한 고원·심원·평원의 삼원의 법, 또는 한졸에 의한 삼원, 그리고 일반적으로 수묵화에서의 먹의 농담에 의한 원근의 묘출 등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원근법에 대응되는 선례이다.

-'야후 백과사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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