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가 잇단 '표절' 논란 속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8월 중순쯤 발표된 가수 빅뱅의 미니앨범 타이틀곡 '거짓말'은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거짓말' 도입부 멜로디가 일본 인기 가수 프리템포의 곡 '스카이하이' 도입부와 비슷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빅뱅의 소속사측은 "표절이 아니다. 노래가 같지 않은데 어떻게 표절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오히려 내가 묻고 싶다. 표절의 기준이 무엇이냐"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뚜렷한 기준 없이 표절을 말한다는 것...

가요계는 최근 원곡과 비슷한 멜로디의 노래들이 잇따라 발견되며 뚜렷한 기준 없이 표절시비에 휘말리는 경우가 있다.

최근 가요계에서는 이승철 FT아일랜드 양파 손호영 아이비 이효리 이민우 등이 줄줄이 표절 시비에 휩싸인 바 있다.

FT아일랜드의 경우 데뷔곡 '사랑앓이'가 일본 TV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1억개의 별'의 삽입곡 ‘리졸버’와 흡사하다는 이유로 표절논란을 야기시켰다.

하지만 FT아일랜드 측은 "'사랑앓이'와 '리졸버' 모두 베토벤의 피아노곡 '비창'을 샘플링 (원곡 일부를 차용 혹은 유지하면서 리메이크하는 작업 과정)한 곡들이라 서로 유사하게 들릴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민우도 최근 네티즌들로부터 '더 M스타일'이 팝가수 저스틴딤버레이크의 '섹시 백'과 넬리퍼타도의 '프로미스쿠스'와 멜로디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곡 역시 미국 유명 샘플링 전문회사에서 음원 소스를 구입해 만든 노래였다.

그런가 하면 손호영이 최근 발표한 새 싱글 '하늘에 내 마음이'는 하프 연주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니요(Ne Yo)의 '비코즈 오브 유(Because of you)'와 비슷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이에 손호영은 "단지 하프 연주와 드럼 비트가 비슷할 뿐"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노래 표절에 대해 정확한 기준을 세우기가 어렵다

최근 부쩍 늘고 있는 표절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의 입장은 어떨까. 대다수의 음반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표절을 논하기에는 현재 법률상 구체적으로 정해진 규정이 없기 때문에 해석의 여지가 넓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측도 최근 가진 조선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과거에는 표절에 대한 구체적 규정이 있었지만 지나치게 엄격한 적용으로 창작 의욕을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이 생겨 폐지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표절이 사실로 드러나 음반 활동이 중단된 사례도 있다. 지난 1995년 말 폭발적 인기를 누리던 룰라의 '천상유애'는 일본그룹 닌자의 '오마쓰리 닌자'의 표절로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김민종의 인기곡 '귀천도애' 역시 일본 세이코 마츠다의 노래를 표절했다는 의혹 속에 사그라 들었다.

표절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정확한 기준을 세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1979년 심의기구에서 제정한 표절기준은 있다.

하지만 작곡가들 사이에서조차 표절을 판단하는 잣대는 제각각이다.

'첫 모티브(2소절)만 같아도 표절'이란 엄격한 해석이 있는 반면, '전체적으로 곡 분위기가 다른 경우엔 창작'이란 유연한 해석도 있다.

한편 네티즌들은 "정확한 기준 없이 무조건 표절이라고 비판하는 것도 문제지만, 창작의 수고를 덜기 위해 샘플링에 의존해 표절 시비에 휘말리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 scblog.chosun.com/press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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