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스푸트니크 발사를 시작으로, 당시 소련은 한동안 우주탐사에서 미국을 앞지를 수 있었다. 그 비결은 ‘단순함’이었다.
스푸트니크는 지름 58㎝, 무게 84㎏에 불과한 금속구(金屬球)였다. 안테나는 4개, 내부에는 측정기와 송신기 2대가 전부였다. 복잡하고 거대한 엔진 대신에, 단순하고 작은 엔진을 여러 개 설치했다.
이처럼 간결하게 설계된 소련의 우주선은 고장이 적었고, 문제가 생겨도 쉽게 고칠 수 있었다고 1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전했다. 스푸트니크는 3개월 동안 고장 없이 지구 궤도를 1440번 돌았다.
미국이 완벽한 설계를 위해 머뭇거렸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소련은 일단 해 보고 안 되면 고치는 식으로 한 걸음씩 먼저 움직여 우주 탐사에서 수많은 ‘최초’를 일궈냈다. 1961년 최초의 유인(有人) 우주비행에 성공했고, 1969년 미국의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을 밟자, 이듬해인 1970년 탐사선 베네라 7호를 최초로 금성 표면에 착륙시키며 반격했다. 소련은 미국에 추월당한 뒤에도 ▲최초의 우주 정거장 발사(1971년) ▲최초의 유인 우주 정거장 발사(1986년) 등 굵직한 ‘한 방’을 날렸다.
소련의 뒤를 이은 러시아는 현재 우주산업을 ‘국가우선과제’로 책정, 스푸트니크의 자부심을 되살리려고 한다. 러시아의 내년 우주개발 예산은 15억 달러. 미 항공우주국(NASA)의 예산 160억 달러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지만, 10년 전 보다는 10배 이상 많은 액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