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따위의 금융 기관에서 이자와 기한을 정하고 돈을 꾸어 줌’이란 뜻을 왜 ‘대부’로 나타냈을까? ‘貸付’에 그 답이…
貸자가 본래는 돈 따위를 공짜로 주다, 즉 ‘베풀다’(bestow)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조개=돈 패’(貝)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후에 ‘빌려주다’(loan)는 뜻으로 확대 사용됐다. 갈수록 인심이 흉흉해진 탓일까.
付자는 ‘사람 인’(人)과 ‘마디 촌’(寸)이 조합된 것이다. ‘마디 촌’은 ‘손 우’(又)의 변형이다. 따라서 손[寸]에 쥐고 있는 물건을 남[人]에게 ‘건네주다’(deliver)가 본뜻인데, ‘부탁하다’(beg)는 뜻으로도 쓰인다.
貸付는 ‘돈을 꾸어[貸] 줌[付]’이 속뜻인데, 금융 용어로는 맨 위와 같이 정의된다. 남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라. 한 나라 때 왕부(王符)가 쓴 ‘잠부론’에 이런 구절이 전한다. ‘여우에게 가죽을 빌려달라고 하면 빌릴 날이 없다’(與狐議�[여호의구], 無時焉可 - ‘潛夫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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