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 인근 도시 푸네에서 차로 3시간쯤 거리인 중소도시 아우랑가바드. 인도인의 '발'로 불리는 오토릭샤(미니 삼륜차)의 대표적인 생산업체인 '바자지'가 있다. 연 25만대 생산규모로 세계 최대다.
오토릭샤는 인도뿐만 아니라 인근 방글라데시, 태국서도 인기다. 요금이 싸고 골목골목을 누빌 수 있는 게 장점. 인도에만 350만대가 있다. 공장 내부에 들어서니 '오토릭샤=허름함'이라는 선입견이 깨져 나간다. 생산 라인에는 로봇이 설치되어 있었다. 노란, 파란색의 로봇 팔들이 상하 좌우로 움직이며 나사를 죄고, 용접을 하고, 페인트칠을 한다. 도장(塗裝) 라인에서는 로봇 두 대가 분홍, 파란, 검정 등 각종 색상을 뿜어냈다. 웬만한 첨단 자동차 라인과 같다.
이 공장은 인도 오토릭샤 시장의 70%를 장악했고, 작년엔 스리랑카·이집트·페루·방글라데시·에티오피아 등 15개국에 7만5000여 대를 수출했다.
하지만 오토릭샤는 '옛 인도'를 대표하는 상징. 때문에 자가용, 택시, 버스, 지하철 등의 다양한 교통수단이 등장하면서 서서히 입지가 좁아지는 분위기다. 타타 자동차는 오토릭샤보다 조금 비싼 1렉 루피(10만 루피·약 230만원)짜리 소형차 생산 계획을 추진, 바자지를 긴장시키고 있다. 바자지의 잔자리 생산담당 이사는 이와 관련 "전국적으로 도로망이 발달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오토릭샤만큼 요금 경쟁력을 갖춘 게 없어 향후 15년은 문제 없다"고 말했다.
마케팅 총괄 석세나 이사는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조만간 첨단 오토릭샤도 등장한다"고 말했다. 안전벨트와 차량 문이 달려 있는 오토릭샤(지금까지 없었다)와, 무선기능을 달아 고객이 부르면 즉시 달려가는 콜 오토릭샤도 출시된다고 했다. 또 50여 명의 전문가들을 통해 새 디자인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고, 경유 대신 친환경적인 휘발유나 디젤 LPG(액화석유가스), CNG(압축천연가스)를 쓰는 제품 비중을 계속 늘리고 있다. 오토릭샤도 이제 무한 변신에 돌입하고 있다.
(아우랑가바드=이인열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