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투자펀드 론스타가 팔려고 내놓은 외환은행에 대한 입찰이 13일 일단 마감됐다.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引受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외환은행을 인수하려면 론스타 보유지분(50.5%)에다가 한국은행·수출입은행·코메르츠은행이 갖고 있는 지분을 합한 77%의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는 조건이다. 전문가들은 인수가격이 6조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론스타는 2003년 10월 1조3800억원에 외환은행을 사들였다. 투자 3년도 안 된 론스타의 差益차익 규모가 최소한 2조6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제일은행을 사들였던 뉴브리지캐피탈의 1조1500억원, 한미은행을 인수했던 칼라일펀드의 7000억원을 훨씬 웃도는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헐값 매각과 國富국부 유출 논란이 일 만도 한 것이다. 원래 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는 투자펀드인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넘긴 것 자체가 편법이고 그 과정에 의혹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감사원은 13일부터 외환은행 매각 의혹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고, 검찰도 론스타 자회사의 脫稅탈세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의혹이 있다면 밝혀내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외국 투자펀드가 떼돈을 벌어가는 것이 못마땅하다고 꼬투리를 잡는 식은 곤란하다.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넘어간 과정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당시 어떤 국내 금융기관도 '헐값'에라도 외환은행을 떠맡겠다는 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2003년 벽두에 터져 나온 SK글로벌 사태와 '카드 大亂대란'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모두가 제 앞가림하기에도 바빴다. 국내 은행들은 미래를 내다보고 기회를 잡아낼 眼目안목과 실력이 없었다. 이런 면에선 외국 투자펀드들이 천문학적 액수의 차익을 챙긴 것은 한국 금융시스템을 선진화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치른 일종의 '수업료'라는 측면도 있는 것이다.

외환은행 매각에 의혹이 있다면 분명하게 가려내야 하지만 정부와 금융기관들은 론스타의 횡재가 실력부족으로 대박의 기회를 제 발로 차버린 스스로의 실패를 깨닫는 값비싼 수업료라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