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독서를 하는 것이 이 세상에서 제일 즐겁다.” 1년간 학교에서 아침 독서를 한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가 쓴 글이 문득 떠올라 미소를 짓게 한다.
아침독서운동을 2005년 한 해 진행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책 읽기에 목말라 하고 있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 적응하는 시간만 지나면 아이들은 책 읽기의 재미에 흠뻑 빠져버리곤 했다. 최근 발간된 아침독서운동 사례집을 통해 아이들이 느끼는 아침 독서의 효과를 살펴보자.
책과 친구가 되었어요
"나는 원래 책을 1년에 한 권도 안 읽었는데 아침독서 10분을 한다는 말에 짜증까지 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하루에 한 시간 조금 넘게 읽기도 하였다. 조금씩 시간을 늘리게 되니까 책에 대해서 잘 알고 책이 재미있다." (인천 신촌초 6학년 최준호)
아침독서시간에 책이 주는 재미를 알게 된 아이들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보게 된다. 자연스럽게 집에서도 책을 보면서 텔레비전 보는 시간이나 게임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처음으로 책 한 권을 다 읽은 아이들은 큰 성취감을 느끼고 스스로를 대견스럽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아이들은 조금씩 높게만 느껴졌던 책과의 벽을 허물고 있다.
언어능력이 향상되었어요
"아침독서는 우리에게 시를 쓸 때 느낌이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고, 글 솜씨 중에 여러 가지 단어, 언어를 알게 됨으로써 글에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으며 집중력을 더욱 길러 준다." (대구 황금초 4학년 양지영)
아침독서를 통해 책을 꾸준히 읽으니 어려운 글자도 척척 쓰게 되고 띄어쓰기에도 도움을 많이 받게 된다. 그리고 잘 모르던 단어들도 많이 알게 되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는 데도 도움을 받고 있으며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교사들은 아침독서를 하기 전보다 학생들의 발표 능력이나 이해력, 감상력, 분석력이 많이 늘었다고 얘기한다. 교내 백일장에서도 어휘 수준이나 표현력이 많이 향상되었고 논리 전개도 이전보다 더욱 성숙된 면들이 돋보인다고 한다.
성적이 올라갔어요
"전보다 책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 책의 내용을 파악하거나 주제를 찾아내는 능력도 향상되어서 국어공부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따라서 국어 성적도 전보다 평균이 향상되는 등 학업 성적이 올라가는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 (대구 황금중 2학년 이다경)
학생들은 아침독서시간을 통해 책을 많이 읽으면서 교과서에 있는 글의 중심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고, 수업 내용에 대한 이해력도 좋아졌다고 얘기한다. 학교 전체가 시작할 여건이 안 되어 학급에서 먼저 시작한 경우에 아침독서운동을 시작한 후 몇 개월 지나 치른 시험에서 학급 성적이 눈에 띄게 향상되어 놀랐다는 선생님들도 많다. 광범위한 독서는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데 자산이 되고 기초 체력이 된다.
능동적인 인간으로 바뀌었어요
"아침독서시간을 가지면서 더욱더 잘된 점은 나의 주장을 똑바로 말하게 된 것이다. 책을 통해 지식을 쌓아가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광주 오정초 3학년 양근영)
학교나 학원에서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만 하던 학생들이 학교에 일찍 와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이 고른 책을 스스로 펴고 읽는 모습은 보기에 흐뭇하다. 또한 책을 많이 읽게 되면서 사회 전반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생기고, 옳고 그른 것에 대한 아이들 나름대로의 주관이 뚜렷해지는 것도 아침독서가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해 주는 책을 많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생각의 폭이 넓어졌어요
"책을 읽으니까 마음이 따뜻해지고 친구의 기분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친구와 친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서울 영동초 2학년 서지혜)
아침 독서를 꾸준히 실시한 학교에서는 많은 학교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집단 따돌림(왕따) 문제 등이 대폭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책을 통해 남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게 된 아이들은 장애우나 가난한 집 친구들의 입장을 알게 되고, 세상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환경, 전쟁과 평화, 가난, 자연 보호-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다.
아이들의 주된 화제도 연예인이나 게임에 대한 것에서 자연스럽게 책으로 바뀌게 된다. 아이들은 책에 대한 느낌을 서로 나누고, 즐거운 마음으로 자기가 읽은 책을 친구들에게 권해 준다. 이렇게 아침독서운동은 학교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
(한상수 아침독서추진본부장·‘대한민국 희망 1교시 아침독서 10분’ 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