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 선출을 위한 투표는 전임 교황의 선종(善終) 뒤 15일 이후~20일 이내에 실시된다. 80세 이하인 추기경(최대 120명)으로 구성되는 ‘콘클라베’(conclave·비밀회의)에서 결정된다.
◆선출 절차=현재 콘클라베에 참석할 수 있는 추기경은 모두 117명. 2003년 교황이 비밀리에 임명한 추기경 한 명이 더 참석할 경우 118명이 된다. 한국의 김수환(83) 추기경은 조문에는 참석하지만 나이 때문에 투표권은 갖지 못한다. 80세 제한은 바오로 6세 전 교황(1963~1978)이 특정그룹의 사상이 교회를 지나치게 오래 지배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데 따른 것.
콘클라베는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린다. 이 기간 동안 건물의 청동문은 폐쇄된다. 콘클라베는 라틴어로 '열쇠'라는 뜻의 '클라베(clave)'와 도구·수단을 나타내는 전치사 '콘(con)'의 합성어. 합쳐서 '열쇠로(잠근다)'라는 의미다.
투표는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실시된다. 12일간 30회를 넘겨도 3분의 2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다수결로 확정한다. 투표결과가 나올 때마다 투표용지를 불태우는데, 당선자가 없으면 검은 연기를 내는 화학 약품과 함께 태운다. 흰 연기가 나오면 새 교황이 탄생했다는 표시이다.
차기 교황이 확정되면 수석 추기경이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창문에 나타나 라틴어로 "하베무스 파팜"(우리에게 새 교황이 생겼다)이라고 발표한다.
◆차기 교황 후보=요한 바오로 2세가 폴란드 출신이었기 때문에 이번엔 이탈리아 출신이 승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가톨릭 확산을 위해 제3세계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런 점에서 나이지리아 출신인 프란시스 아린제(72) 추기경이 첫 흑인 교황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가톨릭 인구가 많은 중남미 후보로는 브라질 상파울루 대주교인 클라우디우 우메스(70) 추기경이 손꼽힌다.
다리오 오요스(75) 콜롬비아 추기경, 온두라스의 테구시갈파 대주교인 오스카르 로드리게스(62), 진보 진영의 대표주자인 예수회 회원 카를로 마르티니(77) 추기경, 이탈리아 최대 교구 밀라노 대주교인 디오지니 테타만치(70) 추기경 등도 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