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남자의 배고픈 사연은 책 한 권으론 모자란다.
첫 정규앨범을 손에 쥐기까지 8년이 걸렸다니 말 다했다. 소도 잡아먹을 왕성한 식욕의 장정 셋이 5000원으로 1주일을 버틴 이야기에 이르면 '진정 음악을 사랑하는구나' 싶다. '유스 온 더 로드(Youth On The Road)'란 첫 앨범을 낸 남성 3인조 비바 소울.
외모는 잘 나가는 신세대 팀인데 음악엔 세상살이 모질게 겪은 관조와 여유가 묻어난다.
79년 양띠 동갑내기인 주드(김주완), 사무엘(최사무엘), 딜로(박성용)는 지난 97년부터 서울 홍대 앞 클럽을 누비며 펑크밴드로 활동했다.
밴드명은 '18 크럭'. 당시 활동했던 펑크밴드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들었을 정도로 반항적인 음악을 했다.
침 뱉으며 노래하기로 유명해 간혹 그 침을 맞은 여성팬으로부터 '내 살이 썩고 있으니 책임지라'는 협박편지까지 받았다.
심기일전, 조금 진정된 음악을 하게 된 게 2000년. 그동안 사회를 향해 내질렀던 소리에 스스로 질려 유쾌하고 즐겁지만 가볍지 않은 음악을 하자며 비바소울로 이름을 바꿨다. 직접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고 앨범을 프로듀싱했다. 앨범재킷까지 알아서 다 만들었다. '행복한 음악공동체'란 팀 소개가 지나치지 않는다.
첫 앨범엔 힙합을 비롯 펑크, 솔, 보사노바, 라틴을 섞었다. 여러 장르를 섞었지만 선은 하나라는 설명.
'액시드 힙합'이라는 소개대로 직설적이고 명령적인 화법 대신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부드러운 랩이 듣기 좋다.
요즘 무대에 올리고 있는 곡은 '스윙 마이 브라더'. 랩과 스윙 재즈의 결합이라는 신선한 시도 속에 비바소울 특유의 낙천적인 희망이 담겨있다.
무대도 흥겹고 노래도 즐겁다. 30년대 뮤지컬 분위기를 낸 무대 구성이 독특하다.
휘성, 빅마마, 거미 등을 발굴한 엠보트가 선보인 새 레이블 '헝그리 스쿨'의 첫번째 작품이기도 한 비바소울은 "아무리 괴롭고 힘든 일이라도 함께하면 헤쳐나갈 수 있다"는 투철한 '헝그리 정신'을 갖고 있다.
(스포츠조선 김소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