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 남성들은 아내의 화장 때문에 외출 시간이 늦어진다고 닦달하지만, 화장은 여성에게 빼놓을 수 없는 시간. 여성들은 왜 흰 피부를 만들려고 애쓰는지, 옛 여인들은 무슨 화장품을 썼고 어디에 화장품과 화장 도구를 담았는지 궁금할 때도 많다.
동아TV가 오는 15~16일 다큐멘터리 2부작으로 ‘한국 화장 변천사’를 다룬다. 우리 화장의 역사를 전문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는 이번이 처음. 동아TV는 15일 오전 9시와 오후 8시30분 2차례 방송되는 1부 ‘고대~조선시대, 흰 피부의 비밀’에서 흰 피부를 숭상하는 이유와 방법을 우선 살핀다.
그리고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여인들의 화장법을 직접 재연한다. 신라에서는 화랑들이 화장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으며, 고구려 여인들은 연지 화장을 많이 했다는 것을 벽화 등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김현실 PD는 “고구려는 날씨가 추운 북방 지역이기 때문에 혈색을 보다 좋게 보이게 하기 위해 연지 화장을 진하게 했다”고 말했다.
조선 시대에는 쌀뜨물이 미백 효과가 뛰어나 화장품으로 사랑을 받았으며, 살구씨를 갈아 꿀과 함께 섞어 얼굴에 바르기도 했다. 선조들이 화장품을 담았던 용기와 아기자기한 화장 도구도 카메라에 담았다.
16일 오전 9시와 오후 8시30분 2차례 방송되는 2부 ‘개화기~현대, 동동구리무에서 맞춤 화장품까지’에선 최초의 국산 화장품인 ‘박가분’에 얽힌 에피소드를 다룬다. ‘박가분’은 일제시대 박승직 상점(현재 두산의 모태)에서 판매했던 최초의 상품으로서의 화장품이다. 보부상이 짐을 지고 방문하면서 판매한 ‘동동구리무’는 크림(cream)이라는 뜻의 일본말 ‘구리무’와 북을 ‘동동’ 치며 팔러다녔다는 의미를 합친 것.
또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여배우들이 등장했던 신문과 TV 광고를 통해 시대별 화장기법과 눈썹·입술·볼터치 등을 자세하게 다룬다. 김현실 PD는 “다양한 컬러 색조 화장법이 여성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컬러 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1980년대”라며 “구체적인 시대 변화에 따라 여성들의 화장 기법도 많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