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쪽빛 하늘, 산호초에 둘러싸인 옥색 바다, 점점이 떠 있는 하얀 모래섬…. '인도양의 보석'으로 불리는 몰디브가 바다 속으로 잠길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남아시아 지진해일로 국토 전체가 물바다가 될 뻔했던 이 섬나라가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10일부터 닷새간 모리셔스에서 열릴 '작은 섬나라 살리기 국제회의'에서 몰디브의 장래와 관련된 보고서를 발표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몰디브를 비롯한 인도양 섬나라들은 잦은 지진해일과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 해수면 상승에 따른 국토 잠식, 식수 부족, 쓰레기 처리 문제 등으로 위험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UNEP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의 연구 보고서를 인용, "국토의 80%가 해수면보다 1m 이상 높지 않은 몰디브는 앞으로 30년 후쯤 국토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기고, 2100년쯤엔 완전히 바다 속으로 가라앉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산호섬 1190개로 이뤄진 몰디브는 그간 여러 연구 보고서에서 '수몰(水沒)' 가능성이 지적됐다. 몰디브는 평균 해발고도가 1m이고 가장 높은 곳이 2.4m에 지나지 않는다. 지구 온난화 연구보고서들은 100년 후엔 이곳 해수면이 88㎝ 상승할 것이라고 예고해왔다. 때문에 몰디브 정부는 그간 해발 1.5m 높이의 인공섬을 조성하는가 하면, 비슷한 조건의 이웃나라들과 함께 지구 온난화를 초래한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남아시아 지진해일은 몰디브 사람들에게 국토소멸의 가능성을 현실로 체험케 해주었다. 이번 지진해일로 몰디브는 199개 유인도(有人島) 중 53개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그중 20개는 완전히 파괴됐다.
▲ 8일자 A15면 ‘몰디브, 100년 뒤 물에 잠긴다’ 제하 기사 중 ‘허리케인’을 ‘사이클론’으로 바로잡습니다. 인도양에서 발생하는 폭풍은 사이클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