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여행시즌이 다가오면서 은행들간에 환전 고객 붙잡기
경쟁이 불붙고 있다. 올 여름(6~8월) 해외여행객 환전시장 규모는
40억~50억 달러선. 은행이 외화를 바꿔주면서 먹는 수수료는 환전액의
2%(현찰 기준)에 이른다. 즉, 1달러(한화 1300원)를 바꿔주면 26원이
고스란히 은행에 떨어진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수료 50%를 깎아 줘도
1달러당 13원이 남는다.
물론 소비자입장에서도 좋은 일이다. 은행들의 환전 우대 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적지 않은 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화
1000달러를 바꿀 경우 2만원 정도(할인율 70% 적용시)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 은행별 환전 수수료 인하 내용 =외환은행 인터넷
홈페이지(www.keb.co.kr)의 '환전클럽'을 이용하면 환전수수료를
30~70% 할인해 준다. 외화가 필요한 고객 여러 명이 모여 공동
환전함으로써 보다 싸게 외화를 살 수 있게 만든 서비스이다. 여름철
한철 서비스가 아니라 연중 시행하고 있다.
한미은행도 인터넷 환전 서비스(www.forexbank.co.kr)를 이용하면,
환전수수료를 최고 70%까지 깎아준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한미은행
지점에 찾아가 미리 신청서를 작성하고, 외화예금통장을 개설해야 한다.
조흥은행도 8월 말까지 과거 환전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최대 70%까지
할인해 준다. 미화 1000달러 이상 환전하는 고객은 해외여행자보험에
무료 가입해 준다.
환전 고객에게 경품을 주는 은행도 많다. 신한은행은 18일부터 환전고객
2만명(선착순)에게 공짜 국제전화카드를 제공하는 사은행사를
진행중이다. 하나은행도 7월부터는 환전고객에게 초미니계산기나
참숯방습방취제 등 사은품도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은행은 아멕스 여행자 수표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실시해
김치냉장고, 백화점 상품권 등을 제공한다.
'환전수수료 할인 쿠폰'을 통해 수수료를 깎아주는 곳도 많이 있다.
은행 홈페이지에 떠 있는 환율우대 쿠폰을 인쇄해 환전 창구에 가져가면,
환전수수료의 20%~30%를 깎아주는 방식이다. 신한·하나·한미·한빛은행
등에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환전시 유의해야 할 점 =각 은행마다 환율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같은 할인율을 적용받더라도 실제 외화 구입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A은행이 달러당 1250원의 환율을 적용하고 B은행이 1300원의 환율을
적용한다면, 수수료 할인율이 같은 50%라 하더라도 A은행에서 달러를 더
싼 값에 살 수 있다.
은행의 환율이 다른 이유는 환전업무에 대해 각기 다른 마진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개 외화를 현찰로 구입할 때 은행이 먹는
마진은 환전액의 2% 정도이지만, 은행에 따라선 1.75%의 마진율을
적용하는 곳도 있다. 같은 할인율이라도 마진율이 낮은 은행(외화 가격이
싼 은행)에서 환전하는 것이 더 싼 값에 외화를 살 수 있는 길이다.
따라서 은행에 "수수료 할인율이 얼마냐"고 물어보기보다 "환율을
어느 정도까지 낮춰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것이 더 현명하다.
또 꼭 현찰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면, 여행자 수표(TC)를 사는 방법으로도
환전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여행자수표의 환전수수료가 현찰보다
1달러당 10원 정도 싸기 때문이다.
앞으로 환율이 크게 뛰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 현찰 대신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카드회사가 원화로 카드대금 결제를 요구할 때,
외국 돈 현찰을 살 때의 환율보다 평균 10원 정도 낮은 '전신환 매도
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