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옥스퍼드·케임브리지 붙었어요” - 영국 런던에서 둘째로 가난한 자치구인 뉴엄에 위치한 ‘브램턴 매너 아카데미’ 고교 정문 앞에서 올해 ‘옥스브리지(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에 잠정 합격한 학생 55명이 최근 기념 촬영을 했다. 이 학교는 올해 입시에서 영국 최고 명문 사립인 이튼칼리지보다 옥스브리지 잠정 합격생을 더 많이 배출해 화제가 됐다. /브램턴 매너 아카데미

영국의 이튼(Eton)칼리지는 런던에서 서쪽으로 약 35km 떨어진 버크셔주에 있다. 만 13~18세 남학생을 교육하는 중등 교육 기관으로, 영국의 상류층 자제들과 내로라하는 수재들이 입학하는 영국 최고의 명문이다. 당연히 졸업생 면면도 화려하다. 근대 영국의 정치, 경제, 과학을 이끈 지도자들을 다수 배출했다. 보리스 존슨 현 총리 등 총리만 20명 배출했고, 경제학자 케인스,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와 조지 오웰도 이 학교 출신이다.

▶'브램턴 매너 아카데미'는 런던에서 둘째로 가난한 자치구에 있고 전교생의 98%가 흑인·아시아인 등 소수 인종인 공립 고교다. 이 학교가 올해 이튼칼리지보다 ‘옥스브리지(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에 잠정 합격생을 더 많이 배출해 화제다. 이튼칼리지의 옥스브리지 합격생이 48명인데, 이 고교는 55명 합격시켰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은 교육 사다리가 있을까 싶다.

'브램턴 매너 아카데미'는 런던에서 둘째로 가난한 자치구에 있고 전교생의 98%가 흑인·아시아인 등 소수 인종인 공립 고교다. 이 학교가 올해 이튼칼리지보다 ‘옥스브리지(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에 잠정 합격생을 더 많이 배출해 화제다.

▶인상적인 것은 이 학교가 엄격한 규율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호칭할 때 항상 서(Sir)나 미스터(Mr)·미즈(Ms)를 붙여야 하고 엄격한 교복 착용에 검은 구두만 허용하고 있다. 아침 6시부터 등교할 수 있고 3주에 한 번씩 시험을 치러 성취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대부분 우리 사회가 구시대적인 것, 학생 인권 침해 등으로 치부하며 버렸거나 버리려는 것들을 이 런던 흙수저 학교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학교가 경기도에 있었다면 ‘9시 등교 정책’ 위반으로 교육청 감사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 학교처럼 학생들의 ‘주먹 인사’를 금지하거나 복장 단속을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다양성을 저해하고 학생 인권을 침해했다고 고발당할 수 있다. 3주에 한 번씩 시험을 치르면 학교가 경쟁을 지나치게 부추긴다고 비판받았을 것이다. 현 정부는 기초 학력 미달인 학생을 조기에 찾아내려는 학업 성취도 평가조차 서열화 정책이라며 표본 조사로 바꾸었다. 정부와 좌파 교육감들은 그나마 자율성을 갖고 있는 자사고·외고를 없애지 못해 안달이다.

▶호주 맥쿼리대 크리스 바우만 교수는 얼마 전 학교 교칙이 엄격할수록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뛰어나고 추후 긍정적인 직업 윤리까지 갖는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그런데 우리 교육에선 교칙, 규율이라는 말은 이제 중년 이상 세대의 향수 정도로 남아 있을 정도다. 그 결과로 학교 교육이 엉망이 되자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사교육 영향력만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 피해자는 저소득 학생들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정부와 좌파 교육감들은 이 학생들의 인생에 아무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