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시험이 예상보다 어려워 내년 수능에 응시하는 재수생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7일 나오고 있다. 내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이 1000명 더 늘어나는 것도 재수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최근 재수 학원 등에는 재수·삼수 등 N수에 대비하려는 학생과 학부모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국어·수학·영어 전 과목이 어렵게 출제돼 고3 재학생은 수시 전형에서 요구하는 수능 최저 등급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은 절대평가인 영어에서 1등급을 받는 것을 전제로 입시 전략을 세우곤 하는데, 올해 영어 1등급 비율은 4.71%로 작년 7.83%보다 크게 내려갔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영어 1·2등급을 받은 학생 수가 작년보다 1만6740명 줄었다”며 “상위권 대학에 수시 지원한 학생들에게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낮은 수능 점수를 받은 수험생들도 N수를 대비하고 있다. 한 입시 관계자는 “1교시 국어부터 어려운 문제에 당황해, 이후 다른 과목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가진 학생이 많다”며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재수 학원을 찾아 등록하는 학생이 전년보다 늘었다”고 전했다. 일부 입시학원은 재수생반 개강을 예년보다 앞당기고 있다.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늘린다고 예고한 의대 정원도 N수생(졸업생 응시자) 증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전국 37개 의대가 수시 전형으로 1872명을 선발하는데, 지원자가 5만7000여 명에 달했다. 정부가 내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1000명 증원할 경우, 의대에 가려는 N수생 지원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로 빠져나가면 중위권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이나 학과를 위해 재도전할 수 있다.
올해 수능에서 N수생은 15만7368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수험생의 35.3%인데 1996학년도 수능(37.4%) 이후 최고치였다. 이만기 소장은 “정부의 킬러 문항 배제 발표 이후 반수 도전에 나선 N수생이 많았다”며 “그러나 수능 표준점수 최고점이 예년보다 높았던 점 등을 감안할 때 N수생 성적이 생각보다 낮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