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8시 20분 기준 천리안위성 2A호에서 관측된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위치. /국가기상위성센터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하면서 6일 오후 9시를 기준으로 전국에 태풍 예비특보가 발효됐다. 우리 기상청은 하이선이 북상하면서 한반도를 살짝 비껴나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기상청은 하이선이 부산에 상륙한 뒤 한반도 내륙을 관통할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을 내놔 결과가 주목된다.

6일 오후 7시 발표된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예상 진로도. /기상청

기상청은 이날 오후 7시 하이선의 예상 경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하이선은 7일 오전 0시 제주 서귀포 동남동쪽 320㎞ 해상에 위치한다. 이후 7일 오전 6시 부산 남동쪽 100㎞ 해상, 낮 12시 부산 북북동쪽 190㎞ 해상, 오후 6시 강릉 북북동쪽 190㎞ 해상을 거쳐 북상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태풍이 중심이 한반도를 살짝 비껴 동해상으로 통과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국태풍경보센터(JTWC)의 제10호 태풍 하이선 예상 진로. /JTWC
미국태풍경보센터(JTWC)의 제10호 태풍 하이선 예상 진로. /JTWC

반면 미국과 일본은 하이선이 한국 기상청 예상보다 서쪽으로 지나가면서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태풍경보센터(JTWC)는 하이선이 7일 새벽 부산 서쪽 육상으로 상륙할 것으로 봤다. 이후 한반도 중앙을 통과해 북한으로 올라갈 것으로 봤다.

일본 기상청도 JTWC와 비슷하게 하이선이 7일 새벽 부산 서쪽에 상륙할 것으로 봤다. 다만 이후 북상 경로는 미국 측 예상보다는 다소 동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기상청이 예측한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경로.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

미국과 일본 기상청의 전망대로라면 역대 최고 재산 피해를 냈던 태풍 ‘루사(2002년)’의 경로와 비슷하다. 루사는 전남 남해안해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하고 강릉을 거쳐 빠져나갔다. 하루 만에 870㎜의 비를 쏟아부었고, 수도권에는 초속 27m의 강풍이 불었다. 재산 피해액은 5조1479억원에 달했다.

◇마이삭 때도 한·미·일 경로 예측 달라… 결과는 한국 승리

앞서 제9호 태풍 ‘마이삭’ 이동 경로를 놓고도 우리 기상청과 미·일 해외 기관의 예측이 엇갈렸지만 한국 기상청의 예보가 정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 3일 새벽 태풍 마이삭이 거제와 부산 사이쯤 상륙해 부산과 울산 등 영남 지역을 관통한 뒤 같은 날 오후 6~9시쯤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의 기상예측 기관들은 당시에도 마이삭이 기상청 예측보다 서쪽으로 상륙할 것이라고 봤다. JTWC는 마이삭이 전남 여수와 남해 사이에 상륙해, 한반도 중앙을 직선으로 통과하며 북한으로 올라간다고 예상했다. 일본 기상청은 기상청과 미국 JTWC의 중간 정도 지점인 전남과 경남 사이로 들어와 동쪽으로 약간 치우쳐 한반도를 빠져나갈 것이라고 봤다

마이삭의 실제 경로는 한국 기상청 예측이 가장 정확했다. 마이삭은 3일 오전 1시 40분쯤 거제도 남단을 지나 오전 2시 20분쯤 부산 남서쪽 해안에 상륙했다. 이후 한반도 동쪽을 지나 오전 6시30분쯤 강릉 인근 동해 앞바다로 빠져 나갔다.

기상청은 올여름 역대 가장 긴 장마를 예측하지 못해 한국 네티즌들이 노르웨이 기상청 기상 정보를 찾는 등 ‘기상 망명족’이 생길 정도로 체면을 구겼지만, 태풍 예측에서는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이선 예측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