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는 하천 생태계의 최강자다. 물고기와 개구리, 뱀은 물론 커다란 쥐와 토끼 그리고 악어새끼까지 움직이는 동물은 가리지 않고 죄다 먹어치운다. S자형으로 구부린 목을 순간적으로 뻗어 사냥한뒤 부리끝에서 버둥거리는 먹잇감을 놓치는 일은 좀처럼 없다. 기다랗고 좁은 왜가리의 목을 출렁이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후의 몸부림을 치던 먹잇감은 끝내 뱃속으로 사라진다. 이런 왕성한 식습관 때문에 ‘하천의 포식자’ ‘강물의 깡패’ 등으로 불리는 왜가리가 좀처럼 보기 드문 모습으로 포착됐다.
나뭇가지에서 실에 부리가 칭칭감겨 옴짝달싹 못한채 대롱대롱 매달린 모습이 인터넷 동물 동영상 사이트 ‘도도’에 최근 공개됐다. 이 왜가리는 아마도 먹잇감을 찾아 물가 주변을 맴돌다가 운이 없게도 부리가 줄에 꼬인 것으로 보인다. 왜가리 특유의 S자형으로 날렵하게 굽은 목은 1자 형으로 축 늘어져있었다. 미동도 않고 있는 왜가리는 죽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듯 했던 왜가리는 그러나 행운의 반전을 만났다. 작은 배가 왜가리쪽으로 접근했고, 선장으로 보이는 남성이 왜가리를 구해준 것이다. 우선 대롱대롱 매달린 왜가리를 잡고 상태를 살펴본 뒤 입 주위를 옭아맨 줄을 칼로 잘라내기 시작했다.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된 왜가리는 목을 특유의 S자형으로 구부린 맵시있는 자태를 선보이며 훨훨 날아갔다. 이 동영상이 촬영된 장소나 시점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다. 한편 왜가리는 지금은 전형적인 야생조류로 알려져있지만 과거에는 인간의 식재료로도 사용됐다고 한다. 중세 프랑스 궁정 요리법 전수서로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된 ‘타유방의 요리서(유어마인드)’에는 왜가리의 요리법을 이렇게 설명한다. ‘우선 피를 빼고, 백조나 공작처럼 어깨까지 쪼개놓은 다음 황새처럼 익히라. 고운 소금이나 카멜린 소스를 곁들여 먹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