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혐오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미국 힙합스타 예(옛 이름 카녜이 웨스트)가 스포츠 브랜드 스케쳐스 본사에 들이닥쳤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다. 2013년부터 협업해온 아디다스에 ‘손절’ 통보를 받은 지 불과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26일(현지 시각)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스케쳐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예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본사 건물을 아무런 예고나 초대 없이 찾아왔다”며 “그는 무단으로 영상을 촬영 중이었고 사측의 제지를 받고 자리를 떴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예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규탄하고 반(反)유대주의를 비롯한 어떤 형태의 혐오 발언도 용인하지 않는다”며 “예와 함께 일할 생각이 없고 그걸 고려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동은 예가 아디다스로부터 파트너십 계약 종료를 통보받은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앞서 전날 아디다스는 “예의 신발·의류 브랜드 ‘이지’와 협업한 제품 생산을 중단한다. 예와 관련 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는 일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예의 최근 언행은 용납할 수 없고 혐오에 가득 차 있어 위험하다”며 “다양성, 포용성, 상호 존중, 공정성 등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에 위배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간 아디다스가 예와의 협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매년 약 20억 달러(약 2조9000억원)로 추산되며 이는 총 매출액의 약 8%를 차지한다. 아디다스 역시 이번 결정으로 올해 순이익 규모가 최대 2500만 유로(약 354억원)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예는 지난 8일 트위터에 “유대인들에게 ‘데스콘3′(death con 3)을 가할 것”이라는 글을 써 비난을 샀다. 미군 방어준비태세를 가리키는 ‘데프콘’(DEFCON)에 빗대 ‘죽음’(death)을 표현한 혐오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후 트위터는 이 글을 삭제했으며 예의 계정도 정지시켰다.
그러나 예는 논란의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극우 성향 소셜미디어 ‘팔러’(Parler)를 인수하겠다고 밝혔으며, 지난 주말에는 “나는 반유대주의에 대해 말할 수 있고 아디다스는 나를 거부할 수 없다. 어쩔텐가”라고 해 부정적 여론을 부추겼다. 이에 아디다스 외에도 갭, 풋라거, TJ맥스(TJ Maxx), 발렌시아가 등 여러 패션 업체들이 예와의 관계를 끊고 있다.